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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 “2015 U-17월드컵 못간 아픔 씻자”

입력 | 2017-05-17 03:00:00

당시 대표팀 최종명단 빠졌지만… 지금은 이승우-백승호와 스리톱
2년전 주장 이상민은 수비 버팀목




2015년 10월은 두 선수에게 서로 다른 기억을 남겼다. 당시는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칠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남미 강호 브라질을 격파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을 때다. 대표팀 주장이었던 수비수 이상민(19·숭실대)은 팀을 16강까지 이끌며 차세대 수비수로 각광받았다. 반면 공격수 조영욱(18·고려대)은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탈락해 칠레에 가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같은 기간에 열린 전국체전에서 소속팀인 서울 언남고를 정상에 올려놨다.

2017년 두 선수는 20세 이하 대표팀에 나란히 승선해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표팀 막내인 조영욱은 백승호, 이승우(이상 FC바르셀로나)와 함께 ‘스리톱’을 구성해 공격을 이끌고 있다. 조영욱의 장점은 득점력과 함께 연계 플레이에 능해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조영욱의 움직임은 나무랄 데가 없다.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과 수비수를 등지고 볼을 지키면서 동료의 침투를 기다리는 플레이가 좋다”고 칭찬했다. 14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는 4개월 만에 골 맛도 봤다. 조영욱은 “2년 전에 느낀 아픔은 내가 독기를 품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때는 TV로 동료들을 응원했지만 이번에는 대표팀 소속으로 팀 내 최다 골의 주인공이 돼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17세 이하 팀에 이어 20세 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다.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의 조별리그 세 경기를 무실점으로 이끈 그는 2015년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188cm, 77kg의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진을 제압하는 능력이 뛰어난 그는 포백, 스리백 등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는 대표팀 수비진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상민은 3월 열린 4개국 축구대회 잠비아전에서 정태욱(20·아주대)이 상대 선수와 공중볼 다툼을 하다 충돌해 쓰러졌을 때 신속히 응급처치를 해 눈길을 끌었다. 신 감독은 “이상민 등 선수들이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해내기 위해 합심했던 일을 계기로 선수들끼리 서로를 챙기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정태욱은 “의젓한 성격의 이상민은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고, 경기 중 동료 수비수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이상민은 이번 대회에서 2년 전과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17세 이하 월드컵 때는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지 못해서 아쉬웠다”면서 “이번 대회는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우승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