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볼 스파게티는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만든 요리이지만 이젠 대표적인 미국 음식으로 분류된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 ‘오 키친’ 셰프
드라이 파스타는 세몰리나 밀가루와 물, 생파스타는 밀가루와 달걀, 올리브오일이 주재료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얘기하는 파스타의 씹는 맛 ‘알덴테’의 의미는 드라이 파스타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떤 파스타를 이용해 요리를 하든지 그날의 요리의 맛과 취향의 문제다. 요즘 한국에서도 생파스타를 냉동, 드라이 형태로 살 수 있다. 생파스타의 경우 부드러운 반죽의 특성상 크림이나 버터소스의 섬세한 맛과 잘 어울리며, 드라이 파스타는 성격이 강한 토마토, 페스토, 미트나 오일소스 등과 잘 어울린다.
우리가 흔히 파스타라고 하면 드라이 파스타를 가리키며,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음식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된다. 부자들이 많은 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고기나 치즈보다는 계절 재료와 해산물, 텃밭 채소로 차려진 식탁은 이탈리아 남부 지방의 지중해 요리 즉, 헬스푸드와도 맞물려진다.
뉴욕에서 출발해 로스앤젤레스까지 며칠을 가야 하는 자동차 여행 중 우연히 들어간 빛바랜 간판의 동네 식당에서 스파게티 미트볼은 흔히 있는 메뉴이다. 타원형의 깊은 미국식 그라탱 용기에 담겨 나오는데 스파게티가 붇고 불어 한가득이다. 그 위에 미트볼이 크기에 따라 한 알 또는 두세 알 얹혀 있다. 그리고 토마토소스, 다진 파슬리가 뿌려져 나온다. 토마토소스와 같이 장시간 끓여 고기즙이 다 빠져버린 미트볼의 크기는 탁구공보다는 훨씬 크고 어떤 때는 야구공 크기인데 잘게 조각내거나 짓이겨 토마토소스와 곁들이면 할머니 손맛이 느껴질 정도로 묘한 감동이 온다.
물론 알덴테도 아니고 미트볼은 육즙이 다 빠져 뻑뻑하지만 먹는 방법만 잘 안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이탈리아에서는 미트볼과 파스타를 함께 제공하지 않는다. 이민자가 만들어 낸 미국 요리이며, 미국 중서부 여행을 생각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의 파스타(파스타 포베라)의 대표인 알리오올리오는 마늘, 올리브오일, 약간의 마른 고추만 들어간다. 여기에 조개를 더하면 봉골레가 되고 달걀과 베이컨, 치즈가 들어가면 카르보나라가 되는 것이다. 카르보나라 소스는 파스타를 삶은 따뜻한 물과 달걀노른자, 치즈가 잘 융화돼 만들어진다.
로마에서 탄생한 ‘카초에페페’의 재료는 치즈와 블랙페퍼, 올리브오일이다. 파스타 삶은 물에 재료가 섞여 절제된 맛과 향을 극대화한다. 이탈리아인들은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어내듯 엇비슷한 파스타 반죽을 비비고 꼬아 서로 다른 모양들을 만들어 이름 지었다. 스파게티, 링귀네, 펜네, 리가토니, 치티, 푸실리 등…. 정부에서는 무려 149가지를 인정하고 있다. 이 모양들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소스를 품을 수 있는 모양인지, 넣을 수 있는 모양인지, 어떤 재료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와 소스의 농도에 맞춰 다양하게 고를 수 있게 되어 볼수록 신기하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 ‘오 키친’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