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DB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뽀개야 한다. 적으로 간주해서 무참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거친 표현을 동원해 당의 혁신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정부 수립 이후 최악의 보수 대참패”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 흔히들 보수 최후의 보루라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35%로 본다”며 “그런데 11%가 빠졌다. 3분의 1이 공중분해 된 것이다. 이런 결과는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야 되나. 새로운, 정말 혁신적인 교두보를 놓고 고민하지 않으면 한국당의 미래는 결국 ‘TK자민련’이라는 초라한 몰골로 귀결될 것”이라며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공통된 생각이다. 통렬한 성찰과 혁신이 없으면 우리 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자성했다.
정 의원은 “어떻게 해야 당을 추스르며 보수당을 재건하고 면을 다시 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수가 없는 것”이라며 “정부수립 이후 최대의 보수 참패다. 이미 이번 사태가 단순히 탄핵, 최순실 때문에 귀결된 사태가 아니라고 본다. 총선 때부터 예고 조짐이 있었다. (당시 지지율이) 지역구 38% 정당 33.5%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보수에 대해서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총선) 그 때부터 정신 차렸어야 했다. 혁신하겠다고 해서 젊은 사람을 내세우니 어떻게 됐나. (새누리당 시절 친박 3인방이) 전국위(상임전국위원회) 개최를 무산시키고 말이야.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이거 안 된다”며 “대체 TK자민련으로 남아서 무엇을 할 것이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정 의원은 ‘육모방망이’ 발언에 대해 “이제 우리가 솔직히 얘기하자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똥볼 차서 반사 이익이나 기대하고 그러면 우리 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을 겨냥한 발언이냐는 질문에 “모든 걸 다 두고 얘기하자는 것”이라며 “특정 계파를 겨냥한 건 아니고, 과거의 우리 당을 이렇게 만든 여러가지 원인 있을 것 아닌가. 그것이 재발되어선 안된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의 단합을 저해하고 진정한 보수가 재건되는 그런 길에 걸림돌 되는 사람들은 과감하게 제거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