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명숙 전 총리의 옥중 서신이 공개됐다. 한 전 총리는 서신에서 “이제는 험한 길이어도 바보들이 문재인을 지켜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은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의정부 교도소에 갇혀 있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서 오랜만에 편지를 받았다”면서 한 전 총리가 보낸 서신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12일 적은 서신에서 “다시 봄바람이 분다. 어느 영웅이나 정치인이 만든 봄바람이 아니다. 소박한 꿈을 가진 보통사람들과 작은 바람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만들어 낸 역사의 봄”이라면서 “참으로 든든하고 기쁘다. 색깔론 북풍 흑색선전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았던 낯선 선거였다. 보수세력 뿐 아니라 우리와 뿌리가 같았던 이들까지 치부를 들어 낸 색깔론은 이제 그 효력이 다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 일주일 전부터는 숨도 크게 쉴 수 없을 정도로 마음조림과 불안감이 몰려 와 홀로 견뎌내기 참 힘겨웠다. 혹시나 북한이 핵실험이나 하지 않을지, 온갖 상상을 하며 마음 조렸다. 선거 사흘 전부터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 한 것 같다”며 “지금 돌이켜 보면 이번엔 무슨 일이 생겨도 서로 힘 있게 손을 맞잡은 시민들의 강한 의지와 끈을 끊어내진 못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한명숙 전 총리는 “이젠 걱정없다. 지금 걷는 길이 비록 가시밭길이어도 두렵지 않다. 자신의 삶의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위대한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맞잡은 그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서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놓아 줄 것”이라면서 “전 봄 지나 여름 끝자락이면 세상과 만난다. 출소 후에는 되도록 정치와 멀리 하면서 책 쓰는 일과 가끔 우리 산천을 훌훌 다니며 마음의 징역 떼를 벗겨 볼까 한다”고 적었다.
아울러 “이제는 험한 길이어도 바보들이 문재인을 지켜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워달라”면서 “전 건강 잘 지키겠다”고 글을 맺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