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한 ‘자기 몸 긍정주의’가 패션업계 아이콘으로 뜨고 있다. 내 몸을 획일화된 기준에 맞추기보다 내 스스로의 모습에 긍정하자는 게 핵심이다. 하지원이 모델로 등장하는 비비안 ‘헬로, 마이 핏’ 캠페인. 사진제공 | 비비안
비비안 ‘헬로, 마이 핏’ 여성의 당당한 핏 강조
르까프 ‘W 바디쇼’ 여성의 활기찬 라이프 응원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한 패션업계 아이콘이다. 과거에는 성 고정관념 속 여성스러움이나 마른 몸매가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내 몸을 획일화된 기준에 맞추기보다 스스로의 모습에 긍정하자는 게 핵심. 사회적으로 굳어진 획일적 ‘미’의 기준에 얽매이던 과거 여성들의 모습과 대조적 행보다.
비비안 ‘헬로, 마이 핏’ 캠페인이 대표적. ‘여성의 당당한 자신감’이 주요 모토다. 추구해야 할 멋진 몸매라는 획일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여성들이 체형에 관계없이 이미 아름다운 핏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여성들이 볼륨을 만들기 위해 몸에 맞지 않는 속옷을 입어 오히려 자신감이 낮아지고 불편함을 감수해 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그러면서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핏을 찾기 위해 ‘내 몸에 잘 맞는 제대로 된 속옷’을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원이 모델로 활약 중인데, 기존 속옷 모델의 섹시 화보를 지양하는 것도 특이점이다. 회사 측은 “캠페인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자기 몸 긍정주의’의 핵심은 여성의 당당함”이라며 “그 당당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안주하기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렇듯 ‘자기 몸 긍정주의’는 자신의 몸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외모가 예쁘고 날씬해도 자신에게는 100% 만족하지 못한다던 여성들이 이제는 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성성과 다이어트, 마른 몸매 여성이 부각됐다면 이제는 스포츠 자체를 즐기고 정신적·신체적으로 강하고자 하는 요구가 늘고 있다”며 “남의 시선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강한 여성이 되고 싶어 운동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