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액 7조4475억 올해초보다 9.4% 늘어 최고치… 금리 높아 투자자 손해위험 커
코스피 고공행진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이자로 인해 투자수익을 내고도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총 7조4475억 원으로 집계돼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었다. 이는 올해 초(6조8083억 원)보다 9.39% 늘어난 규모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돈을 빌려서라도 주식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증권사에서 정한 신용융자 금리가 높아 투자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이자율은 증권사마다 제각각이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출기간이 1∼15일인 경우 이자율은 연 5.0∼11.8%로 큰 차이가 났다. 이자율이 높은 곳은 키움증권(11.8%)이었고 KB증권(11.7%), KTB투자증권(9.0%)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교보증권(5.0%)이었다. 이어 HMC투자증권(5.5%), 케이프투자증권(5.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체이자율은 연 9.0∼15.0% 수준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의 경우 투자자의 담보 평가액이 기준에 미달하면 대출금액을 모두 회수하고 담보로 잡은 주식까지 팔아치우는 반대매매까지 행사할 수 있다. 결국 대출 부실에 따른 위험을 증권사가 아닌 투자자가 모두 부담하는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신용융자거래는 엄밀히 따지면 담보융자로 위험성에 비해 이자율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