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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부처로 국방부 찾은 문재인 대통령 “나는 우리 군을 믿는다”

입력 | 2017-05-18 03:00:00

취임 일주일만에 국방부-합참 방문




“대통령님, 사인 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서 보고를 받은 후 장병들의 사인 요청에 웃으며 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공책에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국방부를 방문하면 장병들이 이동 경로에서 떨어져 모습을 지켜봤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후 첫 부처 방문으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국방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악수를 하고, 사인 요청에 응하는 등 과거 군 통수권자들의 방문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 “군을 믿는다”

문 대통령이 이날 서울 용산구의 국방부 청사 1층 로비로 들어서자 100여 명의 직원이 박수와 환호로 맞았다. 문 대통령은 환한 표정으로 직원들과 악수를 한 뒤 2층 대회의실로 옮겨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당국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주일 만에 국방부와 합참을 찾은 것은 그만큼 우리 안보가 매우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우리 군을 믿는다”면서 “군은 적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 철통같은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적이 도발하면 즉각 강력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대통령으로서 그런 역량을 더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군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핵심 전력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자주적인 방위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쟁 억제를 위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도 굳건히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방개혁의 조속한 실행과 방산비리 재발 방지, 장병 처우 개선 등을 통한 첨단 강군 건설로 스스로 책임지는 책임국방, 말로만 외치는 국방이 아닌 진짜 유능한 국방을 소명으로 삼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권은 유한해도 우리가 사는 조국은 영원하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국방 태세는 한순간도 이완돼선 안 된다”면서 “여러분과 대통령이 혼연일체가 돼 국방을 책임지고, 국방력을 키워 나가자”고 당부한 뒤 비공개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후 합참 청사로 걸어가면서 국방부 직원들과 악수를 하다가 두 장병이 공책에 사인을 요청하자 미소와 함께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순진 합참의장 등으로부터 최근 북한이 쏜 KN-17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 핵·미사일 도발 움직임과 최전방 지역의 북한군 동향을 보고받았다. 이어 합참 작전통제실에서 1군사령관(육군), 해·공군작전사령관과 화상통화를 갖고 정권 교체기에 국방 태세 완비를 당부했다. 공군 최초의 여성 전투비행대장인 박지연 소령과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때 부상당한 하재헌 중사, 해외영주권을 포기하고 입대한 백은재 일병과도 화상통화를 갖고 격려했다.

○ 한미연합사 안 간 이유는

문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와 합참 청사 바로 옆 한미연합사령부는 찾지 않았다. 군 안팎에선 바쁜 일정 탓으로 해석했지만 그간의 관례와는 다른 모습이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방부와 합참을 방문하면서 한미연합사도 들러 정전협정 체결 당시 사용된 테이블 위에 놓인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한미 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당시 이낙연 당선인 대변인(현 국무총리 후보자)을 데리고 한미연합사를 처음으로 찾았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한미연합사를 찾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확고한 한미 공조를 강조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자는 “문 대통령이 차기 국방부 장관 임명 후 연합사를 공식 방문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