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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홍조 환자 절반 “평상시 술 취했다고 오해 받아”

입력 | 2017-05-18 17:24:00


2008년 개봉한 영화 ‘미쓰 홍당무’은 안면홍조에 걸린 여교사가 주인공이다. 그 주인공은 한마다로 매사에 자신감 없이 속만 태우는 인물로 그려진다. 시도 때도 없이 빨개지는 얼굴 때문에 학생들의 놀림감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한테도 고백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비단 영화 속 얘기가 아니다. 실제 안면홍조 환자 절반가량이 평상 시 술에 취했다는 오해를 받는 등 사회 생활에서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대한피부과학회가 안면홍조 환자 700명을 설문한 결과 47%가 ‘술에 취했다는 오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사회생활에 자신감이 없다’, ‘타인에게 놀림을 받았다’는 응답도 각각 33%, 32%에 달했다.

안면홍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여전했다. 일반인 500명에게 안면홍조 환자의 사진을 보여주고 연상되는 이미지를 물었더니 81%가 ‘콤플렉스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불편해 보인다 (77%) △스트레스가 있어 보인다(72%) △악수하고 싶지 않다(27%) 등 부정적인 답변도 많았다.

안면홍조는 호르몬 감소, 자외선 노출, 피부 염증, 스테로이드 약물 장기복용, 당뇨병, 비만 등이 주된 원인이다. 얼굴이 붉어지며 화끈거리는 증상이 2¤4분가량 지속했다가 사라지는데 하루에도 이런 증상이 여러 번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만증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에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대한피부과학회가 10개 종합병원 피부과 진료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2014년 2512명이던 안면홍조 환자는 지난해 2970명으로 3년간 18.2% 늘었다. 환자 10명 중 7명(71%)이 여성이었다. 연령별로는 40, 50대가 52%나 됐다. 이미우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는 “안면홍조 환자는 반드시 세안 후 보습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전문의 상담을 통해 개별 피부 타입에 맞춘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