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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군단 기니의 밸런스를 깨라

입력 | 2017-05-19 05:45:00

기니 U-20 대표팀 선수들이 17일 전주시 외곽의 U-20월드컵훈련장에서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신태용호 기니전 필승 해법

한발 빠른 움직임으로 중거리슛 사전차단
20여가지 세트피스로 기니 골문 열 준비


3월 수원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 추첨 행사가 끝난 뒤 한국 신태용(47) 감독의 머릿속은 굉장히 복잡해졌다. 세계축구계를 양분해온 남미와 유럽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를 만나서가 아니었다. 아프리카의 기니가 가장 걱정스러웠다. 월드컵, 올림픽 등 주요 국제무대에서 한국축구는 종종 아프리카에 덜미를 잡히곤 했다.

U-20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곧바로 움직였다. 우선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진행된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기니가 치른 5경기의 영상을 확보했다. 2승1무2패의 기니는 잠비아(5전승), 세네갈(3승1무1패)에 이어 아프리카 예선 3위로 본선에 올랐다. 신 감독은 또 대한축구협회에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평가전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이자 공식 개막전을 펼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전체적 흐름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기니를 잡지 못하면 16강 진입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축구협회는 신 감독의 요청에 곧장 화답했다. 3월 말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에 잠비아를 초청했다. 세네갈과의 국내 평가전(5월 14일)도 마련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다행히 U-20 대표팀은 기니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본선에 오른 2개국과의 실전을 통해 나름의 해법을 찾았다. 16일 전주에 입성해 결전에 대비해온 U-20 태극전사들은 ‘미리’, 그리고 ‘먼저’라는 단어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기니 선수들의 움직임과 플레이 패턴을 사전에 읽고, 좀더 빠르게 대응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U-20 대표팀 공격의 핵 이승우(19·FC바르셀로나)는 “우리 입장에서 만만한 상대는 없다. 아프리카와 겨룬 경험도 적다. 전혀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날아드는 중거리 슛과 좁은 각도에서의 과감한 슛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반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180cm대 후반의 탁월한 높이를 비롯한 우수한 신체조건과 탄력, 개인기량을 지닌 기니 선수들은 공간침투 등 약속된 플레이에도 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트피스 또한 우수하다. 체격은 잠비아에 가깝고, 기술은 세네갈과 흡사하다는 평가다. 주장을 맡은 중앙수비수 이상민(19·숭실대)은 “기니는 속도가 빠르고 힘이 좋다. 수비라인이 미리 반응하고 준비해야 위험한 장면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아프리카 특유의 템포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 예선 1·2위와 겨루면서 우리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었다. 다만 기니가 아프리카 고유의 리듬을 타지 못하게 해야 한다. 미리 상대의 밸런스를 깰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U-20 대표팀은 상대 골문을 활짝 열어젖힐 비책도 마련했다.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낙차 큰 코너킥, 다양한 지역에서 전방위적으로 연결되는 정확한 프리킥 등 유형별·시나리오별 세트피스 전략을 각각 10가지 이상씩 준비해 기니전을 포함한 조별리그에서 적절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신 감독은 “지금까지 준비된 20여 가지의 세트피스로 예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조별리그가 끝난 뒤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몇 가지 전략을 추가하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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