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공식 사이트 사진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지난 대선 막판 ‘바른정당 탈당 → 한국당 복당’으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개혁·보수 운운하지 않겠다”면서 사과했지만 그를 향한 싸늘한 시선은 바뀌지 않고 있다.
앞서 장제원, 김성태, 권성동 등 의원 13명은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여론의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특히 ‘청문회 스타’로 이름을 알린 장 의원이 비난의 중심에 섰다. 장 의원은 그간 방송 등을 통해 개혁적 보수 이미지를 내세웠던 터라 그의 복당에 지지자들이 배신감을 느낀 것.
장 의원은 18일 늦은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반성문을 올리면서 자신을 둘러싼 비난 여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 의원은 “대선을 마치고 복당도 되고 그런 시간들 속에 제 가슴은 더욱 찢어졌다. 오히려 복당이 불허되어 완전히 버려졌으면 좋겠다는 자학까지도 했다”며 “보수의 괴멸적 파멸적 패배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자책감으로 죄인의 심정으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을 탈당한 이후 제게 돌아온 것은 엄청난 고통 그리고 비판과 조롱뿐이었다”며 “그 비판들 속에서 제가 그동안 얼마나 큰 기대와 사랑을 받고 있었는지 알게 됐다”고 적었다.
또 “‘정치는 현실이다’라고 아무리 되뇌이고 최면을 걸어도 지금 제가 제 스스로에게 주고 있는 정신적 형벌은 세상의 그 어떤 비판보다 한층 더 가혹한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민들께 용서를 구한다. 결기가 부족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지역구 정치적 동지들의 정치생명을 책임질 강인함도 부족했다”면서 “제 자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작한 100일간의 정치모험은 완벽하게 실패했음을 진솔하게 고백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공식 사이트 게시판 캡처
하지만 장 의원의 이같은 반성문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19일 장 의원의 공식 사이트 게시판에 “양심이라곤 조금도 없는 철새 정치인”,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자유당은 반성한다고 말만하고 책임 안지는 사람만 모이나?”, “박쥐같은 인생 살지말고 정치 그만두세요” 등의 글을 남기면서 분노했다.
한편 장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을 나와 한국당으로 복귀한 김성태 의원도 18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른정당 탈당 이유에 대해 “기울어진 진보-보수의 운동장을 누군가는 희생해야 그래도 일부분이라도 복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도 장 의원과 마찬가지로 여론의 맹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