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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호 모드’만 되면 부상 날벼락, 문규현의 불운

입력 | 2017-05-20 05:30:00

롯데 문규현.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내야수 문규현(34)이 손가락 골절로 6주 이상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문규현은 18일 사직 kt전에서 8회초 수비 도중 유한준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다 타구에 오른쪽 약지(4번째 손가락)을 다쳤다. 곧바로 병원으로 가서 검진을 받은 결과 미세골절 판정을 받았고, 하루 뒤인 이날 다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받았지만 같은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롯데는 19일 잠실 LG을 앞두고 문규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신본기를 콜업했다. 현재로선 회복까지 6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문규현의 부상 시점이 안타깝다. 이번에도 한참 타격감이 좋을 때 부상의 덫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16일 사직 kt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때려냈고, 하루 뒤인 18일 사직 kt전에서도 홈런포와 3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로서는 1경기 3안타가 올 시즌 처음이었다.

문규현은 평소 견실한 수비로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수비에 비해 타격이 다소 부족해 아쉬움이 있는 선수다. 그런 그도 뜨거운 타격감을 발휘할 때가 있다. 롯데팬들은 이럴 때 그를 ‘문대호’라 부른다. 롯데의 간판타자 이대호 못지않은 무서운 방망이를 휘두른다는 뜻이다.

롯데 문규현. 스포츠동아DB


그러나 문규현은 이상하게 꼭 ‘문대호 모드’로 접어들 때 부상을 당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5월8일 잠실 두산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모처럼 1경기 4안타를 치면서 맹활약했을 때였다. 롯데 팬들은 4번째 안타를 치기 전 문규현이 타석에 들어서자 이대호가 등장할 때 육성으로 외치는 ‘대~호!’를 연호했다. 당시엔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시애틀)에서 뛸 때여서 이대호가 없었지만, 그가 ‘문대호 모드’를 발동하자 이대호를 대입한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문규현은 그 전 5월6일에 멀티히트를 치고, 5월7일에도 멀티히트를 뽑아낸 뒤 이날 다시 불방망이를 휘둘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사다마일까. 바로 다음 경기인 5월11일 사직 넥센전에서도 안타를 쳤지만, 12일 넥센전에서 타격 도중 갑자기 가슴 쪽에 통증이 발생했다. ‘문대호 모드’로 접어들었기에 웬만한 통증은 참고 뛰려고 했다. 다음날 경기에도 나섰다. 결국 통증이 심해지면서 교체됐고, 정밀검진 결과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2015년 8월에도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던 8월에 다이빙캐치를 하다 갈비뼈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선수생활 내내 하늘은 ‘문대호 모드’가 되면 부상으로 주저앉게 만들고 있다. 조원우 감독도 그래서인지 이날 문규현의 엔트리 제외 소식을 전하며 “문규현은 꼭 타격감이 좋을 때 부상으로 빠져서 너무 안타깝다”면서 “구단에서도 일본에 보내는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해 최대한 빨리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고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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