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생가 중 으리으리한 저택이라고 할 만한 곳은 충남 아산시에 있는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다. 그는 열 살 때까지 아흔아홉 칸 기와집에 살았다고 한다. 지금 생가에도 과거의 영광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들 생가는 대부분 원래의 초가집으로 복원됐다. 전두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옛 모습 그대로 되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경북 구미시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주변은 지방비 286억 원을 넣어 공원으로 바뀌고 있다. 2015년에는 박근혜 대통령 생가 복원 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경남 거제시가 문재인 대통령 생가 복원에 나서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문 대통령 자신도 “대선이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보였다고 한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열흘도 안 됐는데 생가 복원 얘기가 나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그러나 김영삼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등 2명을 배출한 거제시로서는 관광객 유치의 호재라고 여겼을 것 같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거제시장이 실적으로 삼으려는 계산도 했을 법하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