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후 2군서만 3년 송원국, 2001년 OB 1군 데뷔전 첫 타석서 SK 김원형의 초구 강타 담장 넘겨
이택근(37·넥센)의 만루홈런 한 방이 잊혀진 송원국(38·전 두산·사진)의 이름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택근은 18일 안방경기에서 한화에 4-6으로 뒤진 9회말 무사 만루에 대타로 나서 정우람(32)이 던진 체인지업(시속 125km)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8-4로 승부를 결정짓는 끝내기 홈런이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에서 대타가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건 이택근이 두 번째다. 그 전에 1군 무대에서 같은 기록을 남긴 게 바로 송원국이었다.
송원국은 2001년 6월 23일 잠실 안방경기에서 두산이 SK와 6-6으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김원형 현 롯데 코치(45). 송원국은 김 코치가 던진 초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송원국의 기록이 대단한 건 9회말 2아웃에 나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타석은 송원국의 1군 데뷔 첫 타석이기도 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송원국은 1998년 신인선수 2차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두산의 전신인 OB에서 부름을 받았지만 그 전까지는 간염 등으로 3년 넘게 2군에만 머물렀다. 그러다 김동주(41)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겨우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
송원국은 2001년 홈런 2개를 추가하며 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야구 인생에 꽃을 피우는 듯했지만 그는 이듬해 8월 교통사고로 무릎을 다쳤고 2004년 은퇴했다. 그 뒤 외제차 딜러로 일하다가 올해 홍익대 코치를 맡으며 야구계로 복귀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97, 6홈런, 28타점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