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일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를 맨손으로 오르은 ‘김자인 챌린지555’에 도전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53㎝의 깡마른 체격의 국내 여성 암벽등반 간판스타 김자인(28·스파이더코리아)이 국내 빌더링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일 김자인은 555m(123층)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를 2시간 29분 38초만에 등반했다. 이로써 김자인은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에 오르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의 빌더링 최고 기록은 2011년 프랑스의 남성 클라이머 알랭 로베르가 세계 최고 높이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828m)를 오른 것이다.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일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를 맨손으로 오르자 실내에 있던 관람객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자인은 롯데월드타워 자체의 구조물(버티컬 핀)에 나 있는 홈을 이용해 맨손으로 올랐다. 등반 1시간 5분 만에 73층(325m)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안전장치를 점검하고 몸에 매는 로프를 교체했다. 약 10분간 휴식을 취한 뒤 등반을 재개했다.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일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를 맨손으로 오르은 ‘김자인 챌린지555’에 도전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등반 2시간 만에 김자인은 100층을 돌파했다. 등반을 시작할 당시 기온은 23도였고 풍향은 초속 1.5m 내외였다. 하지만 정오가 되면서 기온이 26도까지 올랐다. 빌딩 정상부의 체감 온도는 30도까지 올라갔다. 빌딩 외벽이 뜨거워지면서 등반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김자인은 채널A 중계 카메라에 손을 흔드는 등 여유를 잃지 않았다.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일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를 맨손으로 오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일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를 맨손으로 오르는 데 성공해 기다리던 남편 오영환 씨와 포옹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등반 성공 후 김자인은 “정상부로 갈수록 버티컬 핀의 홈이 좁아져 조금 힘이 들었다. 손과 발이 많이 아프다. 그래도 성공했으니 기쁘다. 가족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등반에 앞서 말한 대로 이번 등반 성공이 힘든 시기를 지낸 한국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자인은 또 “개인적으로 이번 등반에 도전하면서 1미터 올라갈 때마다 1만 원씩 기부하려 했는데, 555만원을 기부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암벽 여제’의 손‘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일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를 맨손으로 오르는 데 성공해 인터뷰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자인은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클라이밍 월드컵에서 25회 우승하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1연패를 한 국내 간판 암벽등반 선수다. 김자인은 산악인 가족 출신이다. 그의 부모는 물론 두 오빠가 모두 산악인으로 활동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