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은 정말 바보였을까.
지금 이 순간도 전 세계, 어딘가의 무대에 올려지고 있을 셰익스피어의 햄릿.
이번엔 어쩌면 역사상 가장 독특하면서도 ‘이단적인’ 햄릿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바보햄릿은 두 가지 면에서 눈길을 강하게 잡는다.
첫 번째는 햄릿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묶어 삼았다는 점이다.
신문기자 종철은 악몽 끝에 정신병원에 갇힌 햄릿으로 변신한다. 햄릿이 된 종철은 억울하게 죽은 선왕 노무현이 꿈에 나타나 “나를 잊지 말라”고 했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며 복수의 칼날을 간다. 마침내 햄릿은 스스로 선왕이 되어 현실의 지배자인 병원장과 일전을 벌이게 된다.
바보햄릿의 두 번째 매력은 무대에 있다. 무대가 객석이고, 객석이 무대가 된다.
30명이 같이 앉을 수 있는 객석은 총 4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객석이 움직이며 배우들에게 무대를 만들어준다. 그동안 보아 온 무대와 객석의 분리가 아니라 무대가 곧 객석이 되고, 객석이 곧 무대가 되는 구조이다.
객석을 움직이면서 관객들 역시 작품의 한 부분이 된다. 무대의 오브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공연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자가 되기도 한다.
‘봄날은 간다’로 동아연극상 작품상(2001), ‘멕베스놀이’로 셰익스피어페스티벌 우수상(2012), ‘바보햄릿’으로 셰익스피어어워즈 각색상(2014)을 수상한 김경익이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원종철(종철&햄릿), 정성호(병원장), 서지유(간호사&오필리어&거투르트), 김동현(사무장&레어티즈&무덤지기)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