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위수 볼보그룹코리아 사장
최근 봄철이면 이른 더위와 함께 미세먼지가 화제로 떠오른다. 올해는 경남 지역의 대표적인 봄 축제인 진해 군항제를 눈앞에 두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어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벚꽃이 만개한 아름다운 시기를 미세먼지라는 불청객이 방해하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안타까웠다. 이제는 외출 전 미세먼지 농도부터 챙겨 보고 마스크를 챙겨야 하니 여간 번거롭고 괴로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환경 문제는 개인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차츰 기업과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다.
우리 정부는 2015년부터 제1차 탄소배출권 거래제도(2015∼2017년)를 시행해 기업들이 탄소배출 시장 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도입 초기 기업들은 배출권 확보에 주력하며 관망해 왔다. 이 때문에 탄소배출 시장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침체를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는 거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과도한 배출권 이월을 제한하거나, 필요하다면 정부 보유의 예비분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볼보건설기계도 탄소배출권 거래 및 에너지 절감 활동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볼보는 세계자연기금(WWF)과 협약을 맺고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사용량 15만 MWh를 감축 목표로 세웠다. 한국의 창원공장은 7년 동안 8575MWh를 감축해야 하는 할당량을 받았다. 이를 위해 비가동 시간에 발생되는 손실 에너지 감축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 2016년도 말 기준으로 3년 만에 감축 목표치의 60%를 달성해 그룹 내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기후변화는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최대 현안이다. 하지만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도덕적 의무와 약속 이행의 의미를 넘어 궁극적으로 새로운 기회의 창출이자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한 예로 최근 한국전력이 자체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벌인 뒤 감축분을 국내에 들여와 파는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를 통해 약 100억 원의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런 활동들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업이 추진해야 하는 현명한 행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