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원 산업부 차장
한때 유통업체 입점을 ‘결사반대’했던 상인들은 이날 개장식에서 양기대 광명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양 시장은 “7년 시장 경력을 통틀어 가장 뜻깊은 날”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주민건강센터 기공식이 열렸다. 역시 광명시와 지역 소상공인, 유통업체의 협의에 따라 들어서는 시설이다. 이케아가 건립해 광명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이런 부천시의 상황은 6년 전 광명시의 처지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광명시도 고속철도(KTX) 광명역세권을 개발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광명시는 2011년 6월 코스트코, 12월 이케아의 입점 계획을 각각 확정지었다. 전통시장과 슈퍼마켓, 중소 가구업체 상인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시위를 벌이며 입점 취소를 요구했다.
해결을 위해 시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책위에는 “이미 건립 허가를 내준 코스트코의 입점을 막을 수 없다면 실리를 챙기는 것이 좋다”고 설득했고, 코스트코에는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 협력을 우선시하라”고 요구했다. 오랜 협상 끝에 코스트코는 통상 오후 10시까지인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지역상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사 표시다. 시는 시대로 중소 슈퍼마켓 상인들을 위한 공동 물류센터를 짓고, 전통시장에는 고객쉼터와 주차타워를 신설한다는 보상책을 내놨다.
이케아와 지역 가구점과의 갈등도 오랜 대화로 해결했다. 이케아는 점포 내에 지역 가구점의 공동 전시판매장을 마련했다. 광명시는 연 2회 가구축제를 열어 지역 가구거리의 홍보를 돕기로 했다. 이케아 인근에 가구거리 안내판도 마련했다.
이런 노력 덕에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선 뒤에도 인근 골목상권에는 우려했던 만큼의 타격은 없었다. 오히려 현대화된 광명전통시장은 외지인들이 이케아를 방문하면서 함께 들르는 명소가 됐다. 2015년 하반기 열린 가구축제에는 평소보다 방문객과 매출이 40%와 30%씩 늘었을 만큼 행사도 활성화됐다. 패션거리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그 원인으로 경기침체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광명시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코스트코에 300여 개, 이케아와 롯데프리미엄아울렛에 각각 5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는 사실이다. 이들 일자리의 대부분이 광명시민의 몫으로 돌아갔다.
물론 광명시의 사례가 모든 경우에서 정답일 수는 없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의 지방자치단체라면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해법이다.
주성원 산업부 차장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