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외교안보팀 인선]정의용 前대사 靑안보실장 임명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장하성 정책실장(가운데) 등 청와대 참모진 및 내각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문 대통령, 외교관 출신 안보실장 고수
취임 나흘 만인 14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을 감행하자 국방 군사 분야에 정통한 인사가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외교관 출신을 발탁해 안보실이 외교, 국방, 통일을 포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안보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며칠 전에 (안보실장 내정) 통보를 받았다”면서 “무엇보다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장 복원하지는 못하겠지만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된 것은 상당히 부자연스럽다”며 “주변 여건이 다 돼 있지 않아 차근차근 하겠지만 군 연락통신망은 빨리 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안보실 1차장 등 나머지 인선에 시선 쏠려
정 안보실장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주제네바 대사, 국제노동기구(ILO) 의장 등을 지낸 통상 전문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주로 다자외교와 유엔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 때문에 정 안보실장과 강 후보자가 북핵 문제 해결을 주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 미국 특사로 파견됐던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안보실장 후보군에 올라 있던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임명한 것도 눈길을 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자외교에 비해 한미, 한중 관계 등 양자외교에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강 후보자를 특보 임명을 통해 보완하려는 의중도 깔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이 모두 외교부 출신으로 임명되자 외교부는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당초 군이나 학계 출신 안보실장, 비외교관 출신 외교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강도 높은 외교부 개혁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외교부 직원들은 여성으로서는 첫 번째이자 첫 다자외교관 출신, 비외무고시 출신인 강 후보자가 외교부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방부 일각에선 군이 아닌 외교관 출신이 안보실장을 맡은 것에 대해 내심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우경임 woohaha@donga.com·문병기·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