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개봉한 영화 ‘클로저’의 댄(주드 로)과 앨리스(내털리 포트먼). 동아일보DB
지난달 재개봉한 영화 ‘클로저’에서 신문사에서 부고 기사를 쓰는 주인공 댄(주드 로)이 앨리스(내털리 포트먼)에게 자기를 소개하는 부분이다. 국내 언론도 부고 기사에서는 고인이나 유족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은 완곡하게 쓰는 게 보통이다.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질병 명칭을 쓰지 않고 ‘노환(老患)’ ‘숙환(宿患)’이라고 쓰는 것도 그 예다.
최근 출간된 ‘부고의 사회학’(이완수 지음·시간의 물레)은 일간지 부고 기사에 담긴 사회적 가치관과 권력관계를 분석했다. 짧으면 몇 줄, 길어 봐야 200자 원고지 몇 장에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모두 담을까. 고인이 저승에서 편지를 쓸 수 있다면 기자들의 메일함은 이런 내용으로 가득할 것 같다. “내 인생에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니까!”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