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국적 하면 원정출산과 병역기피가 연상된다. 미국의 괌 사이판 하와이 로스앤젤레스 등이 원정출산 선호 지역이다. 미국에 원정출산을 가는 것도 모자라 좋은 사주(四柱)를 받아 놓고 그 시간에 맞춰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다는 한 임산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속지주의에 따라 미국 국적을 받고 장래를 위해 우주의 기운까지 불어넣어 주려는 부모 마음을 이해할 듯하면서도 입맛이 썼다. 2011년 시행된 개정국적법은 이중국적을 복수국적으로 표현하고 원정출산이 확인되면 복수국적을 못 갖게 했다.
▷청와대가 어제 지명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큰딸이 한국 국적을 버린 미 시민권자이고 국내에 있을 땐 위장전입까지 했다고 미리 밝혔다. 인사청문회를 대비해 ‘예방주사’를 놓은 것이다. 큰딸은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이중국적 자녀를 뒀다는 이유로 공관장이 될 수 없었던 외교부 고참 공무원들이 이렇게 달라진 세상을 흔쾌하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