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첫 경기 A조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대한민국 신태용 감독이 전력 분석을 위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유럽축구 영상으로 세트플레이 연구
특정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채찍질이 필요한 법이다. 축구선수도 스스로를 채워야 한다. 부족함이 어디에 있는지,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선택은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1∼2차전을 소화하기 위해 전주에 머물고 있는 신태용(47) 감독은 틈틈이 준비한 영상들을 제자들에게 보여주며 대표팀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영상을 활용해 이뤄지는 팀 미팅의 빈도가 잦은 편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최대한 알차게 보내려 한다. U-20 대표팀의 플레이 가운데 좋은 장면과 아쉬운 순간들을 정리해 보여줄 때도 있고, 앞으로 상대할 팀의 최근 경기들을 조각조각 편집해 시청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모두의 흥미를 끌어올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한다.
다만 지역과 국가는 가리지 않는다. 클럽 역시 특정 몇몇에 국한시키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은 물론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두루 시청하며 머릿속을 채운다.
신 감독이 유럽축구를 팀 미팅에서 보여주는 진짜 이유가 있다. 간접적이나마 선진축구를 느끼면서 ‘신태용식 축구’가 추구하는 바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화이트보드에 이것저것 복잡하게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는 것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 첼시가 효율적인 공격으로 멋진 득점을 하고 작은 실수로 실점을 내주는 장면을 보여주는 편이 기억에 훨씬 오래 남는 법이다. 더불어 ▲다양한 세트피스 전략 ▲유기적인 공수 연계 ▲안정적인 빌드-업 등 벤치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U-20 대표팀 관계자는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표현처럼 계속 말로 지시하면 딱히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1분짜리 영상이라도 접하면 좋은 구상을 할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