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9단 ● 탕웨이싱 9단 8국 3보(37∼51)
정상급 프로기사에게 백 ○로 붙여 활용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수가 아니다. 하지만 탕웨이싱 9단은 이 수를 깜빡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실전 진행을 피했을 것이다. 알파고의 강점은 바로 ‘깜빡 까먹는’ 일이 없어 기복이 없다는 것이다.
백 38로 끊어 두는 게 적시의 응수타진. 흑이 42의 곳에 두면 좌변은 깔끔하게 정리되지만 중앙에서 여러 활용을 당하게 되고 하변 흑 말이 위험해진다. 그래서 흑 39로 받았지만 좌변에서 실리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백 48 때 좌변만 놓고 본다면 참고 1도 흑 1로 백 석 점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백 10으로 젖히는 수가 기분 좋고, 백 12까지 흑을 관통한 모양이어서 백이 우세하다.
흑 51로 두는 탕 9단의 속은 적잖이 쓰렸을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