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1000원이던 병장 월급이 1만 원을 넘은 것이 1992년이었다. 담배 몇 갑 더 사고 빵 한두 개 사먹고 나면 끝이었다. 올해 병장 월급은 21만6000원이지만 담배와 비누 휴지 등을 전부 각자 사 써야 하고 세탁기와 건조기 사용료까지 제하고 나면 남는 건 없다. 최근 국방부 조사에선 병사 78%가 월급이 부족하다고 했다. 군복무 21개월 동안 집에서 갖다 쓴 돈이 275만 원이 넘는다는 조사도 있다.
▷정부가 내년 병사 월급을 33% 올리는 예산안을 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병사 월급을 2020년까지 최저임금의 50%인 70만 원 수준이 되도록 연차적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조치다. 작년 병장 월급 19만7000원은 최저임금의 15%에 불과했다. 징병제 실시 국가 중 터키와 비슷한 수준이다. 베트남(27%) 대만(33%) 이스라엘(34%)은 물론이고 태국(100%)도 우리보다 비율이 높다. 정의당이 ‘열정페이’에 빗대 ‘애국페이’라고 비난할 만도 하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