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중-고교 출신 이진현-이승모


이들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르는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질 ‘선후배 콤비’로 꼽힌다.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패해 벼랑 끝에 몰린 아르헨티나는 한국전에서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중원 승부의 키를 쥔 미드필더들이 반드시 제몫을 해줘야 한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이진현과 이승모를 콕 집어 기자회견에 나서게 했다. 신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비기는 것이 최악이라는 각오다”면서 “미드필더 싸움에서 지면 힘들어지기 때문에 선발이 유력한 두 선수가 의기투합하라는 의미로 기자회견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진현은 후배 이승모를 ‘만능 미드필더’로 표현했다. “승모가 포항제철중에 테스트를 받으러 왔을 때는 얼굴도 하얗고 말라서 축구 선수가 아닌 줄 알았다. 우리 팀에 합류한 뒤로는 공격수와 수비수 등을 소화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호리호리한 몸매(185cm, 70kg)인 이승모는 ‘제2의 김정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김정우(183cm, 71kg)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에 한몫했다. 수비진 앞에 서는 이승모는 상대 공격수들을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승모는 “주변에서는 몸싸움이 약할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만 상대와 부딪치는 데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승모는 중학교 1학년 때는 공격수였다가 1년 뒤 수비수로 전향했다. 2015년 17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최진철 감독의 제안에 따라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꿨다. 포지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비력과 공격력을 모두 갖춘 선수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선배 이진현의 크로스를 후배 이승모가 헤딩 골로 연결하는 합작품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승모는 “아르헨티나 A대표팀에는 리오넬 메시 등 세계적 선수가 많지만 20세 이하 대표팀에는 내가 알고 있는 유명 선수가 없다. 독기를 품고 패기로 맞붙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