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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김성근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

입력 | 2017-05-24 05:30:00

전 한화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KBO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김성근 감독의 퇴진에 현장의 반응은 “예상했다”와 “안타깝다”로 나뉘었다. 김 감독의 지도자 인생 역시 이랬다. 호불호가 극명했다. 마지막 순간 웃으면서 하는 작별은 언제나 없었다.

김 감독과 프로에서 선수와 감독이었고, 감독 대 감독으로 그라운드에서 치열한 격전을 치르기도 했던 NC 김경문 감독은 23일 “감독은 언젠가 끝이 오는 자리다. 결과가 나쁘면 책임지는 자리다. 다른 팀 사례 보면서 배워야 한다. 아쉽다. 초연해 진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여러 함축적 의미가 느껴진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함께 한 인연은 없다. 시범경기 때 인사드리러 갔는데 아주 오랜 시간 대화가 이어졌다. 여러 말씀도 해주셨는데 문득 외로움도 느껴졌다”고 했다. 김 감독이 인정한 몇 안 되는 야구 이론가인 LG 양상문 감독은 “전화를 드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감독과 오랜 시간 현장을 지킨 야구원로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그동안 많이 힘들어하셨는데…”라는 말로 모든 것을 대신했다.

이날 한화와 경기를 치르기 위해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도착한 KIA 김기태 감독도 말을 아꼈다. 한화 코치진은 점심 식사 후 훈련시작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감독 퇴진을 전해 들었다. 선수들은 매우 무거운 분위기로 훈련을 했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익명으로 “한화가 지난 시즌 실패 후 단장이 중심이 되는 시스템으로 변화를 선택하며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팀 성적도 나쁘고 육성도 실패했다. 구단과 마찰도 다 공개됐다. 플러스는 하나도 없다. 마이너스뿐인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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