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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행복한 시즌이었지만 점수는 70점”

입력 | 2017-05-24 03:00:00

차범근 19골 기록 넘고 ‘금의환향’
“호날두-메시 같은 활약 못 보여줘… 더 배워야 한다, 이제 시작일 뿐… 다음 시즌 내 기록 깨기 위해 노력… 카타르전 득점보다 승리가 중요”




“아직 나는 어립니다. 지금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손흥민(25·토트넘)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전히 배가 고픈 손흥민이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흥민은 “항상 나에게 100점은 없다. 행복한 시즌이었지만 70점 정도 줄 수 있다”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같은 활약을 보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배워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고 힘줘 말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21골을 기록해 ‘차붐’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독일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5∼1986시즌 세운 유럽무대 한국인 시즌 최다 골(19골)을 넘어섰다. 손흥민은 “나로 인해 차 감독님이 자주 언급돼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독일에서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했는지 알고 있다.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분이다”라고 몸을 낮췄다. 이어 손흥민은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다음 시즌에 내 기록을 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팀이 2위로 아쉽게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서인지 아직도 시즌이 진행 중인 것 같은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계속 시즌을 치르는 것 같다. 최종 라운드 헐시티전이 끝나고 집에 왔는데 잠이 안 왔다. 새벽 5시까지 잠을 설쳤다. 그때 ‘시즌이 끝났구나’ 하는 느낌이 조금 왔다. 많은 것을 배운 시즌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토트넘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면서 한국 국가대표에 대한 애정도 커졌다.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선 후배들의 첫 경기를 런던에서 챙겨 봤다고 했다. 손흥민은 “기니전(3-0승)을 봤다. 경기 전에 신태용 감독님께도 따로 연락을 드렸다. 워낙 잘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한다. 선수들도 기량이 훌륭해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 잉글랜드전에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려고 했는데 팀의 아시아투어 행사로 홍콩에 가야 해서 못 가게 됐다”고 했다.

시즌이 끝났지만 ‘국가대표 손흥민’으로 돌아오기 위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6월 14일 카타르와 중요한 방문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마음가짐이 중요한 때다. 누가 골을 넣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에이스’는 더 강해지고 있다.
 
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