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김성근 감독 중도 하차

프로야구 한화가 942일 만에 김성근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2014년 10월 25일 한화와 계약한 김 감독은 2015년부터 이달 21일까지 총 319경기 (지난해 입원 기간 제외)에서 지휘봉을 잡아 150승 3무 166패(승률 0.475)를 기록했다. 김 감독이 한화 부임 이전까지 2327경기에서 기록한 승률은 0.544(1234승 57무 1036패)였다. 동아일보DB
23일 한화구단이 밝힌 김 감독의 퇴임 사유는 ‘자진 사퇴’다. 21일 (삼성과의) 안방경기 뒤 김 감독이 구단과 코칭스태프 측에 “내일부터 나오지 않겠다”며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21일 경기 뒤 운영팀장이 감독실로 찾아가 1군에 정식 등록되지 않은 퓨처스(2군) 선수들의 특별 타격훈련에 대해 우려의 뜻을 전했고 이에 김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앞서 4월에도 2군 선수의 1군 동행훈련을 놓고 구단 측과 이견을 보인 바 있다. 구단 측은 2군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원칙 없는 1군 동행훈련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2014년 시즌 뒤 팬들의 청원운동 등에 힘입어 3년 총액 20억 원의 최고 대우로 한화 사령탑에 화려하게 부임했던 김 감독은 끝내 가을야구라는 팀의 숙원을 해결하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게 됐다. 김 감독 부임 첫해(2015년) 꼴찌에서 6위로 순위 도약에 성공했던 한화는 지난해 7위, 올 시즌 현재 9위로 떨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김 감독이 한화에서 기록한 승률은 0.475(319경기 150승 3무 166패)로 자신이 이끈 7개 구단의 기록 중 가장 낮다.
앞서 SK, LG 등을 비롯해 5개 구단 감독 자리에서 경질됐던 김 감독은 한화에서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쓰린 기억을 이어가게 됐다. 한화 부임 과정 중 불거진 투수 혹사 논란 등으로 ‘야신’의 이름에 생채기가 났다. 고령과 한화에서 불거진 각종 문제 등을 감안했을 때 다른 프로구단이 선뜻 김 감독을 사령탑으로 모시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경기부터 당분간 이상군 투수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한화를 이끈다. 김 감독과 함께 한화에 부임한 김광수 수석코치는 감독대행을 맡아 달라는 박종훈 한화 단장의 요청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