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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기 기자의 머니 레시피]‘미래 먹거리株’ 투자 짭짤하네

입력 | 2017-05-25 03:00:00

4차 산업혁명 시대 투자 포인트





신민기 기자

“구글의 탁월함을 미리 알아채지 못했다.”

이달 초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3만 명의 주주 앞에서 반성문을 읽었습니다. 그는 구글과 애플 등 기술주를 많이 사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며 구글 창업자가 투자계획서를 들고 왔는데도 지나쳐 버렸다며 땅을 쳤습니다.

인구 50만 명의 작은 시골에서도 누구보다 빠르게 글로벌 경제 흐름을 짚어내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의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4차 산업혁명입니다. 버핏은 “과거 철강 등 자본집약적 산업에 투자할 때와 지금은 다른 세계”라며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술주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머니 레시피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먹거리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을 재료로 한 ‘투자 요리법’입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의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구글의 주가(23일)는 지난해 말보다 22.47% 올랐습니다. 이세돌 9단에 이어 세계 바둑 최강으로 꼽히는 중국의 커제(柯潔) 9단까지 꺾은 알파고는 구글의 AI 프로그램입니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도 이 기간에 주가가 42.20% 뛰었습니다. 시가총액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뛰어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하고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첨단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AI 개발에 적극적인 네이버, 카카오 등이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종목으로 꼽힙니다.

4차 산업혁명의 단맛을 보기 위한 가장 간단한 요리법은 직접 국내외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이 미국 등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를 활용하면 좀 더 쉽고 편하게 관련 기업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특정 국가에 국한하지 않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분산 투자합니다. 23일 기준 1년 수익률은 41.30%로 우수합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픽테로보틱스’ 펀드는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회사인 일본의 화낙과 수술용 로봇 전문회사 인튜이티브 서지컬 등 로봇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에 투자합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82%입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4차 산업 시장을 선도하는 우량 글로벌 기업에 장기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KTB 글로벌 4차 산업 1등주’ 펀드를 내놨습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시장을 눈여겨보며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회사들이 꽤 있습니다.

다만, 미국 등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이미 많이 올라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이 신경 쓰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술주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하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단기 수익보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가격 부담이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