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몫 靑참모 자리 요구하다가… 임종석 무반응에 사실상 ‘실력행사’ 인사추천위 추진 이어 또 불협화음
인사권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청와대 간의 ‘기 싸움’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벌써 세 번째다.
24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에 파견돼 근무했던 민주당 소속 당직자 6명이 당으로 복귀했다. 23일 추 대표가 파견자들에게 복귀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시작하는 문재인 정부의 특성상 실무진으로 파견된 당직자들은 정권 초기 청와대의 부족한 일손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
민주당 측은 “파견 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진의 당직자 몫을 놓고 빚어진 불협화음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여권 관계자는 “추 대표가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등 일부 자리에 당의 몫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당직자들을 철수시킨 것은 ‘보이콧’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추 대표의 청와대 압박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한 차례 만남이 무산된 뒤 국회에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예방을 받은 16일 추 대표는 임 실장에게 청와대에 당직자 몫을 배정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실장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추 대표는 5·9대선 기간부터 ‘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당시에는 종합상황본부장직 인선을 놓고 임 실장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어 대선이 끝난 지 이틀 만인 11일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안’ 의결을 위한 중앙위원회 소집을 시도하다가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인선을 놓고 갈등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편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당과의 통합에는 아무런 의지도, 관심도, 계획도 없다”며 국민의당과의 통합설을 일축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