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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관제집회 지시 정황’ 메모 법정 공개

입력 | 2017-05-25 03:00:00

“산케이 보도관련 엄마부대 동원”… “고엽제전우회 대법원앞 집회 허용”
특검, 前 청와대행정관 수첩 공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 기소) 측이 ‘관제 데모’ 정황이 담긴 전직 청와대 행정관의 수첩 내용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과 조 전 장관 등의 공판에서 특검은 대통령국민소통비서관실 강모 전 행정관의 업무수첩을 공개했다.

강 전 행정관의 수첩에는 2014년 8월 18일자로 ‘(조윤선) 수석님 지시사항’이라는 제목 아래 ‘고엽제전우회 대법원 앞에서 집회하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시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55) 등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한 직후다. 특검은 이 메모가 당시 대통령정무수석이던 조 전 장관이 관제 데모를 지시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이에 대해 “법적으로 집회 신고는 48시간 이전에 해야 한다”며 “고엽제전우회는 18일 당일부터 집회를 했기 때문에 해당 메모는 지시 내용을 적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수첩에는 또 2014년 8월 10일자로 ‘산케이 보도 관련, 서울중앙지검/애국단체 시위 협조 요청(강약 조절)’이라는 문구 아래 ‘엄마부대 어버이연합 동원(허)’라고 적혀 있었다. 같은 달 3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모처에서 비선과 함께 있었다는 소문이 있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법정에 증인으로 나선 오도성 당시 국민소통비서관은 ‘조 전 장관이 보수단체에 시위 협조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특정 단체를 언급하며 집회를 열도록 지시한 일은 없다”며 관제 데모 의혹을 부인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