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학생이 된 아들이 갑자기 “아재” “아재”를 연발했다. 귀에 거슬리지만 참다 결국 물었다. “네가 홍길동이냐. 왜 아빠를 자꾸 아재라고 해.” “어, 그게 그래도 친근하다는 건데….” “….”
조금 더 지나 ‘개저씨’와 아재의 차이를 알게 됐다. 어느덧 인터넷에는 구식 유머를 가리키는 아재 개그가 넘쳐난다. 이 분야의 고수로 알려진 한 선배는 가정 평화의 비결이 뭐냐고 묻자 소 세 마리를 키우라고 했다. “맞소, 옳소, 좋소.”
변명을 조금 보태자면 아재들은 유머가 부족한 세상을 살아왔다. 아재의 아재는 더 그렇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지고 있다는 청와대와 국회…. 하지만 아재의 눈으로 봐도 갈 길이 멀다. 더 많은 웃음과 유머가 넘치길 바란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