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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D]서류전형 합격의 3가지 비밀

입력 | 2017-05-25 14:54:00

헤드헌터 박선규의 실전취업특강 (15)




채용회사에 원서를 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회사에서 보내올 ‘합격’이라는 통보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 간절함만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희망’은 ‘절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달 모 회사의 서류전형 위원으로서 살펴 본 지원자들의 서류도 그랬다. 지원자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다고 했을 텐데, 평가하는 처지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시간에 쫓겨 이것저것 베낀 자료를 모아다 만든 듯한 문서, 빽빽하게 칸을 채우려 관련도 없는 사례를 옮긴 문서, 뭔가를 드러내 보이겠다며 명언을 인용했지만 알맹이가 없는 문서, 심지어 자기소개서의 여백을 절반 이상 남긴 문서 등.

지원회사나 직무와 관계없는 엉뚱한 얘기를 늘어놓는다거나 성장과정에 자신의 성장 스토리가 아닌 통신사 이벤트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사례도 있었다. 내용과 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는 속담이나 위인의 얘기를 옮겨 놓은 경우도 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류심사를 하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만의 언어로 서류를 작성한 경우다. 뿐만 아니라 오탈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지원서도 심심찮게 보였다.

지원 직무와 관련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진 뜬구름 잡는 얘기를 늘어놓은 경우도 있었다. 입사 후 포부에 ‘밥값 하겠다’ ‘회사를 홍보하고 싶다‘ ‘CEO가 되겠다’ 등의 평범한 문구를 써 놓은 이력서도 제법 많았다. 여기에 성적증명서나 시험성적표 등의 제출서류가 흐릿해 잘 확인되지도 않는 경우와 지원한 직무와 관련 없는 자격증을 나열한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면, 홍보직에 지원하면서 회계와 세무관련 활동, 전산 자격증을 제시한 경우다. 지원 동기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이라서, ‘이 분야 선도기업’이라서, ‘1등 기업’이라서 등의 식상한 얘기가 많았다.

지금까지 예로 든 사례를 포함해 전혀 기본이 되지 않은 이력서를 합하면 그야말로 서류를 심사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낄 정도의 엉뚱한 내용이 많았다. 그런데 많은 서류 중에서도 합격에 필요한 준비를 갖춘 지원서는 달랐다. 그 서류들을 선택하게 된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일관성이 있었다. 성장과정부터 직무와 연결 짓고 회사와 관련된 설정을 했다. 아울러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통해 해당 직무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식품 관련 회사에 지원한 어느 지원자의 경우, ‘어릴 때부터 식단이 있는 집에서 살았고 그 덕분에 음식을 잘 알게 되었으며, 먹은 음식과 알게 된 재료들 덕분에 식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아르바이트도 식품과 관련 있는 회사에서 했으며, 봉사활동도 헌혈과 같은 단순 이벤트가 아닌 식품안전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식품회사에서 홍보를 하게 된다면 나름대로 쌓아온 노하우로 경쟁력 있는 홍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식이었다.

둘째, 직무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와 경쟁력이 담겼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대해서는 홈페이지 검색을 통하거나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언급한다. 합격자 서류에는 해당 직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잘 정리됐고, 직무에서 예상되는 어려운 점과 그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언급했다.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자질을 잘 분석해서 말이다. 준비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을 설득력 있게 전개한 경우도 있었다. ‘살아오면서 어려웠던 상황을 설명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그동안 자신이 겪으면서 계획하고 목표로 삼은 것들을 나열하고 그 결과를 잘 제시했다.

셋째, 지원 회사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지원 회사와의 스토리를 만든 경우인데, 단순히 ‘꼭 가고 싶은 회사’가 아니라 ‘왜 이 회사에 와야만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돼 있었던 것이다. 공채시즌이 되면 ‘묻지마 지원’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 취업준비생들이 처음부터 제대로 된 지원동기를 갖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평가하는 사람들은 ‘이 사람 한 번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력서를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솔직하게 처음에는 회사를 잘 몰랐지만 입사를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고 오랫동안 몸담을 회사인지라 공장과 지사, 매장, 영업소 등을 돌아보면서 직원들을 지켜보았고, 해당 직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회사에 대한 정보와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는 식이다.

취업 지원서는 전체가 일관성 있게 보여야 하며 지원직무에 대한 정의와 경쟁력, 지원 회사에 대한 애정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서류전형위원으로서 지켜 본 합격의 비밀이다.
 
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 ceo@midashr.co.kr

*한국경제 생애설계센터 객원연구원.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다수 출연. 현재 YTN FM <당신의 전성기, 오늘> 출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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