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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검정 역사교과서-누리과정-전교조 문제 등 입장 보고

입력 | 2017-05-25 21:18:00


교육부가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그간 교육계에서 논란이 돼 온 △검정 역사교과서 도입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화 △고교 및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화 △누리과정 △교사 채용 확대 △전교조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교육부 입장을 정리해 보고했다.

교육부는 이날 보고에서 그간 교육부가 진행해 온 교육 정책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실현에 필요한 정책 실무안들을 검토해 보고했다. 위원회는 대통령의 공약사항과 교육부의 보고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 한 뒤 다음달 말까지 실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할 정책을 최종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교육부의 보고 내용이 마치 최종안인 것처럼 보도되면서 위원회와 교육부의 정정요청이 이어지는 등 혼선이 일었다.

● 검정 역사교과서 적용 틀 새로 마련

먼저 이날 보고에서 교육부는 지난해 내내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였던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보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각에서 검정 역사교과서 적용 시점 및 새 집필기준 마련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있었지만 교육부 보고에서는 적용 시점을 못 박거나 집필기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사회적 논의 및 위원회의 판단을 보고 그에 따라 방침을 정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로서는 지난 정부 내내 교육부 주도로 진행하던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급작스런 입장 변경을 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정 역사교과서는 내년으로 예정된 적용시점이 2019년 이후로 늦춰지고 집필기준 또한 새로 마련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개발시간이 무척 빠듯한데다 종전 집필기준을 그대로 쓸 경우 국정 역사교과서의 연장선이라는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본보 5월 17일자 A5면 참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 위원을 맡고 있는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교육부 업무보고 후 기자들과 만나 “검정 역사교과서를 올해 8월까지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시기적으로 촉박하다”며 “집필 기준도 가령 대한민국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이 혼재돼 있어 이러한 기준도 정확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검정교과서 적용 연기 및 집필기준 재논의에 대한 공감대를 나타냈다.

● 중학교 일제고사는 폐지될 듯-고교 평가는 ‘안개 속’

이날 보고에서는 현재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고등학교 내신 절대평가화 및 수능 절대평가화 관련 내용도 보고 됐다. 먼저 동아일보가 단독 보도한 중학교 중간·기말고사 등 일제고사 폐지 및 절대평가화에 관해 교육부 관계자는 “기사에 나왔던 대로 공약에 제시된 폐지 방침을 반영해 업무 보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본보는 이르면 내년 중1부터 단계적으로 중학교 중간·기말고사가 폐지될 전망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본보 19일자 1면·14면 참조)

또 고등학교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와 관련해 “일각에서 교육부가 성취평가제를 유보하는 방향으로 위원회에 보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고교 성취평가제 도입은 이미 2번이나 유예가 된 사안이라는 점, 향후 방안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7월 중 확정하겠다는 점만 밝혔다”고 말했다. 그간 교육계에서는 새 정부가 2021학년도 대입부터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화를 기정사실화 한 만큼,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은 유보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유 의원은 “1995년 5·31 교육 개혁안과 그 이후의 교육정책이 대체로 경쟁위주의 교육정책이었는데 새 정부는 이런 경쟁위주의 교육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국정과제를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에도 이러한 철학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보고 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고교 학점제나 중·고등학교 성취평가제, 수능 절대평가 등은 즉각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빠른 실무진 논의를 통해 현장의 혼란을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 논란의 교사 증원·전교조 문제 논의

한편 이날 교육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문 대통령의 교육 공약 중 하나인 ‘1수업 2교사제’의 실현을 위해 향후 5년간 초중고 교사 1만3000명을 추가 채용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공약 실현을 위해서는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교원수를 각각 6300명, 6600명 가량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간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잉여 교사가 많아지는 만큼 교사 수를 축소하거나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신규 채용 교사 수가 늘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들고 교육현장의 심각한 교사 노령화 현상이 개선되는 등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 또 해가 갈수록 학생 수 급감이 명백한 상황에서 늘어난 교사 수가 국가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교육부 관계자는 “업무보고 내용 중 교사 채용 부분은 문 대통령의 공약 실현을 위해 필요한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지 최종 확정사안이 아니다”라며 “예산 및 학령인구 감소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면이 있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 업무보고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문제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업무보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교조 관련 현안이)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됐다”며 “다만 하나하나(세부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이어 이날 위원회에 업무보고를 진행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오늘 위원회에서 전교조 합법화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하라는 등의 요구는 전혀 없었다”며 “단지 ‘노동존중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식의 추상적인 요구였다”고 전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유성열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