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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상용車다”… 현대차, 국내 첫 상용차 박람회

입력 | 2017-05-26 03:00:00

‘억’ 소리 나는 대당 판매 가격… 생산업체도 전세계 5곳 안팎
“친환경-첨단기술 적용 여력 커 승용차보다 부가가치 창출 유리”
양산형 전기버스 ‘일렉시티’ 공개… 버스-트럭 본격 투자 의지 밝혀




버스-트럭 등 190대 전시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야외 전시장에서 상용차 박람회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가 개막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현대차가 생산하는 버스와 트럭을 비롯해 다양한 차를 살펴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제는 상용(商用)이다.”

현재 현대자동차의 주요 슬로건 중 하나다. 유재영 현대자동차 상용사업본부장은 25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상용차 박람회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 개막식에서 달라진 상용차의 위상을 전했다. 상용차는 버스, 트럭, 특장차 등을 통칭한다.

현대차 내부에서 상용차의 중요성은 그만큼 커졌다. 현대차가 국내 최초로 상용차만을 위한 박람회를 여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고양시 킨텍스 야외 전시장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28일까지 이어진다.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다이모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특장업체 43곳, 부품회사 10곳 등이 참여한다. 전시되는 차량은 양산차 56대, 특장차 110대, 시승차 24대 등 총 190대다.

상용차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첨단 자동차 기술이 적용될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기술은 연료소비효율 개선과 오염 물질 감소를 위해, 자율주행 기술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상용차에 필요하다. 첨단 기술 적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상용차가 승용차보다 크다. 일단 대당 판매 가격이 억 단위다. 세계적으로 승용차에 비해 상용차 생산 업체가 적은 것도 현대차가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현재 상용차 기술 개발부터 완성까지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에서 5곳 내외다.

현대자동차가 25일 공개한 전기버스 ‘일렉시티’. 1회 충전으로 290km 주행이 가능해 시내버스로 활용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 제공

상용차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는 이날 박람회 개막식에서 공개한 전기버스 ‘일렉시티’에 고스란히 담겼다. 일렉시티는 현대차가 양산형 모델로 개발한 전기버스다. 2010년부터 연구에 돌입해 개발에 성공했다. 전기버스는 기존 버스에 비해 소음도 거의 없고 진동도 적다. 전기버스 대중화의 관건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다. 현대차는 일렉시티에 내장된 256kWh 고용량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67분 만에 완전 충전돼 최대 29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연료비 절감 효과다. 전기버스 연료비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연료비의 3분의 1 수준. 1년 동안 10만 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CNG 버스에 비해 약 3000만 원 가까운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대중화를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은 지자체가 전기버스 보급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느냐다. 버스회사들에 운영비를 지원하는 지자체가 전기버스 구입과 충전소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전기버스 시대는 빨리 올 수 있다. 탁영덕 현대차 상용연구개발담당 전무는 “부산 지역에서 20대 정도 구매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안에 도로를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전기버스에 이어 수소전기버스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수소전기버스는 올해 말 시범 운행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상용차 연구개발의 또 다른 축은 트럭이다. 트럭에 각종 운전보조 시스템을 적용하고 나아가서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군집 주행을 실현하는 것이 업체들의 목표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트럭에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차간 거리 유지 시스템, 차로 이탈 경고 시스템 등을 장착하고 있다. 내년에는 군집 주행 시연을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군집 주행 기술을 최종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첨단 기술력을 갖춘 상용차의 양산이 빨라질수록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도 탄탄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현대차 상용차가 진출한 국가는 130여 개 나라다. 현대차는 “적극적인 기술 개발로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고양=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