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인도적 지원, 정치와 별개”

입력 | 2017-05-26 03:00:00

25일 입국후 곧바로 청문회 준비
남북교류 재개 가능성에 무게… “북핵경험 없다? 김대중 前대통령 통역하며 배워” ‘北도발땐 더 강력한 제재’ 언급도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 ‘대화파’ 포진… 美와 대북제재 공조 엇박자 우려도
“위안부 할머니 꼭 만나러 갈것”




첫 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고려와 별도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인도적 지원은 인간의 고통을 대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므로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라고 25일 밝혔다.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강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인권과 정치는 별개로) 하는 것이 유엔의 원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 관계가 어렵더라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계속한다는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인도적 지원과 개발협력을 통한 북한주민의 사회권 보호 증진’을 공약했다. 같은 맥락으로 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매개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날까지 대북 접촉 신청이 20건 접수됐다. 다만 강 후보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추가 도발이 있으면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택에서 잠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강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인근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위안부 피해자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사실 지난 휴가 때 뵈러 가려고 연락하니 한 분이 몸이 편찮으셔서 못 갔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볼까 한다”라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공약한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과 관련해선 “그 사안에 대해서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여성 인권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 후보자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로부터 북핵 문제를 보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착수했다.

강 후보자는 ‘북핵 외교’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북핵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로 유엔에서도 여러 번 다뤄졌다”며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통역을 3년간 맡았을 때 북핵이 큰 이슈여서 관찰하고 배울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 첫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유로는 “국제무대에서의 10년 경험이라든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 부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후보자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을 ‘비둘기파’가 장악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및 한미 공조에서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최근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를 주장했다. 남북군사회담 전문가인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과 학자 출신인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도 대표적인 대화론자로 분류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대북정책에서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대북정책을 어떻게 하느냐는 상황과 한미 공조, 대북제재의 틀 속에서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