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로 와서 KIA 마운드 핵으로

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역투하고 있는 모습. 헥터, 양현종, 팻딘과 함께 선발 마운드를 책임지는 임기영은 올 시즌 안방(평균자책점 2.92)보다 부담이 큰 방문경기(1.04)에서 더 좋은 활약을 이어가며 김기태 감독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25일 현재 임기영의 평균자책점은 1.82로 전체 3위다. 상무 입대 전인 2012∼2014시즌 동안 한화에서 구원으로만 41차례 등판해 2승 3패를 기록했던 임기영은 올 시즌 벌써 6승(2패)을 기록하고 있다. 10경기 중 9차례 선발 등판했다. 존재감에서도 같은 팀의 헥터, 양현종, 팻딘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 네 선수가 이끄는 선발 마운드는 올 시즌 KIA의 선두 질주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팬들의 보물이 된 임기영은 사실 2014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KIA는 “향후 마운드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임기영을 선택했다. 공교롭게도 한화로 이적한 송은범은 올 시즌 부진(3패, 평균자책점 6.04) 끝에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다.
스스로가 느끼는 변화의 열쇠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다. 임기영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팀을 옮긴 뒤 좀 더 공격적으로 공을 던지려 하고 있다. 경기가 잘 풀리다 보니 멘털도 더 단단해졌다”고 설명했다.
임기영의 배짱과 공격적인 기질은 현역 시절 ‘싸움닭’으로 불린 조계현 KIA 수석코치 역시 인정할 정도다. 조 코치는 “빠른 투구 템포를 비롯해 마운드 운영 자체가 공격적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공에 자신감이 있다는 점이 선발투수로서 잘 맞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임기영은 24일 친정팀 한화와의 첫 맞대결(7이닝 1실점 승리) 뒤에도 “청백전을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한화라서 특별히 더 재밌었다”고 말했다. KIA 팬들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한, 자신감 넘치는 답변이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