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진 후 한동안 그녀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매일 확인했다. 그녀도 미련이 남진 않았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사진 속의 그녀는 이전보다 더 밝고 즐거워보였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그녀를 붙잡고 싶었다. 절박한 마음으로 결국 악마, 싸이 감성을 소환하고 말았다. 그녀와 걸었던 거리 사진 한 장, 그리고 감성 문구 한 줄을 프로필로 등록했다. “추억. 오늘도 그립다…너!”
#. 그녀의 한 장면. 걔(그 아이)가 내 프로필을 볼 게 분명하다. 최대한 밝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냥 ‘아는 오빠’와도 더 다정히 사진 찍어 프로필로 올렸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나를 차버린 그 놈은 더 속 쓰려야 한다. 고민 끝에 회사 언니의 반지를 빌렸다. 사진을 찍고 프로필 상태메시지를 극적으로 작성했다. “고.마.워.”
직장인 두 남·녀가 각각 ‘이별 후 카톡 프로필에 집착했던 한 시기’라고 소개한 내용이다. 한 번쯤 해보거나 주변에서 목격했을 법한 이야기이다. 이처럼 카톡 프로필에는 현대인의 애환이 녹아있다.
사진 한 장, 글귀 한 줄로 타인의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는 보물창고. 카톡 프로필의 심리학 그 첫 번째, ‘남여 프로필의 심리’를 취재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