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여신 회수’ 카드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압박에 나섰다. 금호타이어 우선협상 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와의 협상 기한까지만 대출 채권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박 회장 측에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사용 허가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박 회장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채권단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6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6월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 원 규모의 채권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 시한인 9월 23일까지는 금호타이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채권단은 다음 달 초 주주협의회에서 만기 연장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동시에 채권단은 박 회장 측에 상표권 사용 허가도 요구하기로 했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955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조건으로 20년간 상표권 사용 허가를 요구했다. 그러나 금호 측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 연한을 20년으로 해 달라고 정식 요청도 하지 않았다. 그냥 협조하라고만 하면 어떻게 협조하라는 이야기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회장 측은 다음 주 초까지 채권단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유현 yhkang@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