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설립 당시 5건의 관급공사를 수주하며 첫해 매출액 60억 원을 넘긴 이래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종합건설기업이 있다. 바로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대창건설(대표 기호성)이 그 주인공이다. 대창건설의 매출실적은 단 한 번의 하향곡선도 보이지 않았다. 이는 매년 폐업신고를 하는 기업들이 줄 잇는 건설업계에서 거둔 성과여서 눈길이 간다. 국내 경제의 악화 등 외부요인과는 상관없이 기호성 대표를 중심으로 일관된 경영철학을 지켜온 덕분이다.
16일 서울 양재동 소재의 대창건설 서울지사. 기 대표가 반갑게 방문객을 맞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집무실과 반듯하게 자라있는 화초를 보니 대창건설 최고경영자의 세심함을 엿볼수 있었다. 기초가 탄탄하고 뿌리가 굵은 기업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때조차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며 성과라는 과실을 맺는 공통점이 있다.
대창건설은 오피스텔과 아파트를 망라해 꾸준히 수주의 결과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은 ‘디펠리체’(행복을 드린다는 의미)의 가치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기 대표는 “기업인으로서 신용을 지켜왔을 뿐만 아니라, 사업에선 현실에서 실현가능한 경영지표를 목표로 삼아,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세운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유동성이 확보됐다고 해서 이른바 돈이 되는 사업에 한눈팔지 않았다. 우직하게 건설업 한 우물만 보고 내달린 결과가 바로 고객 감동으로 이어졌다. 결국 고객감동에서 기업의 성패가 갈린다고 믿는 기 대표와 이 회사의 모든 임직원은 고객만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위해 품질과 안전, 기술력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영방침도 ‘3S’로 세웠다. 이는 고객우선, 품질만족, 안전제일 (Customer Satisfaction, Quality Satisfaction, Safety Satisfaction)을 뜻하는 영어 앞글자를 딴 것이다.
초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 대표는 이처럼 복잡한 목표가 아니라 실현가능한 기본기를 더 강조한다. 기 대표가 사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진정성이 여기서 드러난다. 정도경영만이 살길이라고 여기고 한발씩 전진해왔다. 그는 특유의 승부사적 근성이 있는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창업 전 대우건설에서 14년 동안 근무를 하며 건설 현장에서 경험적 지식을 습득한 실무에 밝은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접고 40세가 되던 해에 창업을 결심했다. 냉철한 분석력과 주변에서 신뢰가 두터워 사업의 권유도 많았을 뿐더러 스스로의 사업을 꾸리면서 건설업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 첫 출발이 좋았던 것도 운이 아니라 오랜 세월 기본기를 갈고 닦으면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때 잡은 결과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어떻게 하면 수주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머릿속에 끊임없이 생각하고 솔루션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본사가 있는 전북지역을 기점으로 차츰 전국구 기업으로 성장을 해나갔고, 현재는 서울지사와 경기지사, 세종지사를 잇따라 설립하며 업계의 신흥강자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토목공사와 건축공사, 전기공사, 문화재공사 등 안정적인 관급공사 분야에서 착실히 사업실적을 쌓아온 대창건설은 최근 3년간 세종행복도시와 동탄2신도시, 송파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지구 등의 신도시 내 상가, 오피스텔 신축사업을 추진하며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도 많은 이들이 건설업과 부동산시장은 포화상태라고 말하지만, 기 대표는 틈새는 분명히 있다고 믿고 해법을 찾아나가고 있다. 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이 활로가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다수의 시공노하우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기 대표는 늘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며 사람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점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현재 대창건설의 직원들은 전원 정규직으로 대우받고 있다. 사회적 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 6월 전북 익산시의 희망복지 지원 사업에 1억 원을 기탁하는 등 사회공헌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수협재단에 10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하며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기 대표는 “사람이 중심이 돼서 지역과 성장하는 기업이 결국 저력을 가지고 발전해 나간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