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토머스 마켄스 미국 출신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재학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한국 사람들로부터 “외국인은 한국 기업에서 일하기 너무 힘들다” “한국 문화는 외국인이 생각하는 문화와 너무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한국인과 외국인은 문화와 언어가 다르다. 직장 생활은 기본적으로 힘들다. 한국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외국인이기에 회사 생활을 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 한국 회사는 외국인을 채용해야 할 필요성이 없는 건 아닐까.
최근 다양한 국적을 가진 직원들이 회사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과 글로벌 인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많이 읽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직원들의 다양한 문화 배경과 생활 경험이 새롭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온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글로벌 MBA를 하며 일을 하는 나도 이 주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나보다 이 주제를 더 잘 아는 이들이 있을 테니 관점을 조금 바꿔 보겠다. 한국 회사가 외국인 직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먼저 외국인 직원뿐 아니라 한국인 직원들도 익숙했던 영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회사에서 일할 때 영어에 자신 없거나 나에게 어떻게 접근할지 몰라 대화를 시도해보지 않는 동료가 많았다. 물론 그 마음을 이해한다. 사람은 자라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한번 해보는 것이 시도조차 안 하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아니한가. 진부하지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맞다.
둘째, 알아듣기 쉽게 정확히 요구해야 한다. 글로벌 인력에 대해 말할 때 제일 자주 듣는 것은 언어 장벽이다. 소통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언어 장벽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만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외국인 직원들은 말을 다 알아들었다 해도 내용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일의 방법과 기한, 필요조건 등등이 회사마다 다르고 게다가 한국 회사와 외국 회사는 조직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외국인 직원에게는 더 명백하게 설명하는 게 좋다.
그리고 회사가 실제로 글로벌해지기 위해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해보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내 경험으로는 글로벌 인력이 맡는 보직은 가끔 회사가 “우리 회사에는 외국인 직원이 있다”고 말하기 위해 만든 자리 같다. 회사에 외국인 직원이 있으면 아무 일이나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회사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한국 회사가 외국인 직원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세계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글로벌 인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인력을 채용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목적에 맞는 외국인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 물론 외국인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의 다름을 이해하고 경험해야 하는 건 당연한 전제다.
토머스 마켄스 미국 출신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