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군, 모술 탈환 총공세… IS 점령지역 5%만 남아 병력도 1000명 미만으로 줄어… 美 “IS세력 포위해 전멸시킬 것”
이라크 모술의 알 누리 모스크는 2014년 7월 4일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46)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언한 곳이다. 바그다디는 스스로를 예언자 무함마드의 대리인인 칼리프라고 칭하며 수니파 무장단체에 불과했던 IS를 국가화하고 전 세계 무슬림의 충성을 요구했다. 이슬람 율법에 기반을 둔 신정일치 국가를 자칭하는 IS는 이라크와 시리아를 아우르는 광대한 영토를 점령하며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그로부터 3년여 뒤인 28일, 이라크군은 IS의 상징인 알 누리 모스크가 눈에 보이는 전장까지 진격하며 모술 완전 수복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군은 이슬람 성월(聖月) 라마단 첫날인 27일 최후의 진격을 개시했다. 목표는 IS가 주민을 인간방패 삼아 극렬한 최후 저항을 펼치고 있는 모술 서부 구시가지 시파, 젠질리, 세하 지역이다. IS가 지난해 10월 이라크군의 모술 진격이 시작된 이후 패퇴를 거듭한 끝에 최후까지 사수하고 있는 모술 땅의 5%가량 되는 곳이다. 알 누리 모스크도 이곳에 있다.
이라크군은 저격수 부대의 엄호를 받으며 천천히 포위망을 좁혀 가고 있다. IS가 건물마다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거리마다 폭탄을 묻어둔 탓에 전진이 늦어지고 있지만 완전 수복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구시가지 전장에서는 매 분 폭발물이 터져 이라크군은 주택에서 주택 사이에 구멍을 뚫고 진격하고 있다고 BBC가 28일 전했다.
IS에 인간방패로 붙잡힌 주민들은 밀가루나 콩죽, 뽕나무 잎으로 하루 한 끼를 먹으며 연명하는 비참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새 모이 가격이 10배나 올랐을 만큼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라크군이 수복한 IS 점령지 주민 호미라 씨는 BBC에 “며칠 동안 지하에 숨어 있어 감옥에 갇혀 있는 듯했다”며 “이라크군을 봤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모술 탈환전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8일 CBS에 출연해 IS 대응 전략을 소모전에서 전멸전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특정 거점에서 IS 세력을 다른 곳으로 내쫓는 식이었는데, 이젠 IS 세력을 포위해 전멸시키겠다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IS 외국인 전사가 살아서 아프리카 유럽 미국 아시아 등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