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부담 줄이는 ‘꿀팁’
금리인하요구권을 사용하려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신용 상태가 나아졌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동아일보DB
회사원 김모 씨(40)는 과장 때 변동금리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후 팀장으로 승진했고, 연봉도 큰 폭으로 올랐다.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은 이를 근거로 3.5%이던 대출금리를 3.0%로 낮춰줬다.
자영업자 박모 씨(38)는 최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출을 받을 때보다 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박 씨는 대출 받은 은행 영업점을 찾아가 세금계산서 등을 제출하고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1주일 후 해당 은행은 4.9%이던 박 씨의 대출금리를 4.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처럼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금융소비자에게 보장된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하면 된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자신의 신용 상태나 상환 능력이 처음 대출을 받을 때보다 나아진 것을 근거로 금융회사에 대출 금리를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금융회사는 대출 금리를 계산할 때 고객의 신용 상태를 먼저 파악한다. 만약 빚을 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금리를 높게 산정하고 반대일 경우 금리를 낮게 책정하는 식이다. 이후 대출자의 신용 상태가 좋아졌거나 수입이 늘었다면 빚을 갚지 못할 위험이 그만큼 낮아지는 셈이니, 금융회사도 대출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신용등급 상승은 신용 상태 개선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된다. 취업에 성공했거나 승진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수입이 새롭게 생기거나 대폭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나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자격시험에 합격한 사실도 대출 금리를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선 회사원 등 근로자라면 승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은행에 제출하면 된다.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 등이 필요하다. 자영업자는 세금계산서 등 매출이 늘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금융회사는 자료를 받은 뒤 이를 검토해 금리인하요구권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결정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주일 안팎이다. 기준은 금융회사마다 다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상승해도 금리를 낮춰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2단계 이상 올라야 인정해주는 곳도 있다.
다만 대부업체에서는 아직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대부업체의 금리 산정 방식을 살펴본 뒤 도입 시기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 연체 막으려면 이자의 일부라도 먼저 납부해야
금리를 낮추지 못해도 이자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우선 연체이자를 물지 않으려면 대출금을 조금이라도 내는 게 좋다. 이자를 제때 내지 않으면 연체이자가 붙는다. 이는 정상 이자의 6∼8%포인트에 이른다. 하지만 일부라도 내면 그 금액만큼 최종 납입일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 가령 연 4% 금리로 1000만 원을 빌렸다면 하루 치 이자는 약 1000원이다. 이때 1만 원을 냈다면 이자 납입 기한이 열흘가량 미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출금 일부를 중도에 상환해 이자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원금이 줄어드는 만큼 이자 역시 줄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 방식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하므로 줄어드는 이자와 수수료 중 어느 쪽이 더 부담인지를 미리 따져보는 것이 좋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