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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낮추되 할말은 하는 女정치인”

입력 | 2017-05-31 03:00:00

한인정치인協… 차기회장 신디 류… 2일까지 열리는 포럼 참석차 방한
“소프트파워로 조정자 역할 해야”




최초의 재미 한인 여성 정치인 신디 류 워싱턴 주 하원의원이 3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발 뒤로 물러서서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것도 권력입니다. 여성이 성공하려면 ‘소프트파워’를 발휘해 성숙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합니다.”

30일 세계 한인 정치인들의 네트워크인 세계한인정치인협의회 차기 회장에 선임된 신디 류 회장(60·여)은 정치에 입문하려는 여성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류 회장은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세계한인정치인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미국 워싱턴 주에서 4선 하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류 회장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최초의 한인 여성 정치인이다. 워싱턴대 미생물학과, 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한 이후 부부가 함께 보험업에 종사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냈다.

그는 45세에 정치에 도전했다. 2008년 미국 워싱턴 주 쇼어라인 시장에 당선됐고 2010년에는 워싱턴 주 하원의원에 출마해 4선까지 이르렀다.

류 회장은 정치 입문 동기에 대해 “15년 전 쇼어라인 시장이 도로공사를 하면서 인근 상인들에게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나가라고 통보했다”며 “상가의 10%가 한인 상가였는데 한인소상공회에서 항의를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는 것을 보고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사는 아시아인인 데다 여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류 회장은 소리는 낮추되 할 말을 하는 정치인이 됐다고 한다. 그는 “‘나는 너의 비밀무기(I’m your secret weapon)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줬다”며 “큰 파도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잔잔하게 조정하고, 그러면서 꾸준히 나아가는 ‘소프트파워’가 주류사회에서 통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여성이면 깨끗하다’는 기대가 오히려 부메랑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미국에서도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Everyone has a skeleton in the closet)라는 표현이 있다”며 “해명을 할 일이 있으면 정직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