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용 논설위원
잡스를 25년 동안 취재한 브렌트 슐렌더는 저서 ‘비커밍 스티브 잡스’에서 ‘자신의 강점 활용능력을 능란하게 개선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성격을 효과적으로 완화한 위대한 사례’라고 잡스의 성공 여정을 묘사했다.
아무리 공부하고 분석해도 CEO로서 잡스만큼 성공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성공한 CEO들의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 따라 수많은 연구가 있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맥킨지가 최근 내놓은 ‘무엇이 CEO를 비범하게 만드는가(What makes a CEO ’exceptional‘?)라는 분석도 그런 연구 중 하나다. 전 세계 600명의 CEO를 성공한 그룹과 평범한 그룹으로 나눈 결과 2가지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었다.
다른 공통점은 사장 선임 후 첫 2년 동안 한 일이 우리가 보기에 사소한 것들이었다는 점이다. 성공한 CEO들은 대규모 조직개편이 아니라 기존 전략을 재검토해 방향을 재설정하고 비용 절감에 나섰다. 새로운 리더는 누구나 자기 사람을 심으려 하고 인사를 통해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욕구가 있지만 성공한 CEO는 상식과 달랐다. 가장 힘이 있는 재임 초기에 조직의 구조적 변화를 꾀하기 보다는 전략적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맥킨지의 조언이다.
이 분석이 항상 맞을 수는 없다. 성공한 CEO의 45%가 외부 출신이라는 말은 55%가 내부 출신이라는 말도 된다. 내부 출신 CEO는 조직 파악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조직원들의 신뢰를 토대로 경영을 공격적으로 하면서 뛰어난 성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출신과 상관없이 한 조직의 CEO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관리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시장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 접점을 찾는다면 온전한 성공으로 갈 수 있다.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 지도자의 성공비법도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