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0일(현지 시간) 덴마크 올보르에서 코펜하겐으로 이동한 정유라 씨(가운데)가 이날 오후 현지 경찰로 보이는 남성들과 함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정 씨는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926 편으로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코펜하겐=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31일 최순실 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의 귀국을 앞두고 “정유라가 입국하고 또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면 정유라 씨의 태도가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4년 정 씨의 ‘공주 승마’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로 인해 최순실이나 박근혜의 범죄 혐의들, 진술 태도나 심경도 바꿀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안 의원은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보면 정유라는 대단히 자기중심적이고 자기의 감정조절, 제어능력이 떨어지는 그런 성격이다. 그래서 (최순실 씨의 측근이었던)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정유라를)럭비공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만 가지면 정유라의 진실의 입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씨가 딸의 입국 소식을 듣고 법정에서 검찰을 향해 흥분과 분노를 표한 것에 대해선 “의도된 것, 악어의 눈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주변의 인물들을 만나면서 제가 판단한 최순실은 굉장히 치밀하고 아주 무서운 그런 사람”이라며 “그런데 최순실 씨가 법정이나 또 감옥에서 국민들에게 보여준 태도를 보면,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굉장히 그냥 허접한 60대 그런 여성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 씨의 이러한 언행이나 행동은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자기 자신을 과소평가를 해 주기를 바라는 의도된 발언들이라고 본다”며 “(구치소 청문회 당시)최 씨가 정유라 이야기 나올 때마다 흐느끼고, 이번에도 역시 정유라 이야기하면서 흥분하고 그런 것들이 치밀하게 계산된 코스프레라고 할까”라고 의심했다.
안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진실규명이 반의 반 정도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유라의 구속을 계기로 본격적인 최 씨 일가의 재산 몰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유라가 국정농단의 핵심 키맨 중에 한 명이기도 하지만 특히 최순실의 은닉 재산에 대해서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인물”이라며 “그래서 정유라의 수사는 최순실을 포함한 최순실 일가의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조사하는 데 초점이 모아져야 이 전쟁이 마무리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촛불이 만들어낸 문재인 정부에서는 최순실 재산 은닉을 다 건드리지 않고 싶어한다”며 “(특별법을 만들면)박정희 통치자금, 비자금까지 조사하도록 돼 있는데 그렇게 되면 자유한국당은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협치가 매우 위태롭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부담 때문에 청와대나 민주당에서도 이 이야기를 굉장히 조심스러워한다”며 “그래서 저는 더 이상 이것을 정치권에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오늘부터 당분간 국민들 상대로 전국 돌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