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귓속말’에서 권력 앞에 잠시 흔들리지만 이내 정의로움을 되찾는 판사 이동준을 연기해 호평 받았다. ‘엄친아’ ‘엘리트’라는 별칭에 걸맞은 캐릭터였지만, 자신이 “깨고 싶은 편견 중 하나”라고 했다. 사진제공 | 제이와이드엔터테인먼트
■ SBS 드라마 ‘귓속말’ 마친 이 상 윤
“내 실제 모습을 잘 아는 친구들이 그러죠
‘엄친아’ 이미지? 깨야 할 편견이자 숙제
데뷔 첫 베드신…배 나오지 않게 굶기도”
“다들 저한테 속고 있는 거라더군요. 하하!”
‘엄친아’, ‘일등 신랑감’, ‘모범생’ ‘순정남’…. 연기자 이상윤(36)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185cm의 큰 키, 뚜렷한 이목구비,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 등 외형적인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가 그동안 선보였던 극중 캐릭터들은 그런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상윤 스스로도 “좋은 기회에서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같은 장점이 한편으로는 깨나가야 할 “편견이자 숙제”라고 했다.
“크고 작게 변신하고 도전하고 있다. 실제 모습도 다들 생각하는 ‘바른생활 사나이’는 아니다. 하하! 날 잘 아는 친구들은 세상 사람들이 극중 이미지에 속고 있는 거라고 하더라. 외동아들이라 이기적이고 냉정한 구석도 없지 않다.”
연기자 이상윤. 사진제공 | 제이와이드엔터테인먼트
이상윤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또 하나의 편견 아닌 편견을 깼다. 데뷔 이후 첫 베드신. 극중 초반에 이보영과 선보인 베드신으로 시청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충격적!’ ‘헉!’ 이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대본을 보고 이게 가능할까 싶었다. 임팩트가 강한 장면이라 피해갈 수 없었다. 연기자와 인간 이상윤, 그 중간 어디쯤에서 갈등했다. 걱정했던 수준보다 빨리 촬영이 끝나 다행이었다.”
“그래도 상반신을 훤히 드러내는 장면이라 배가 나오지 않게 굶었던 것 같다. 하하!”
이상윤은 “허당”이라는 단어로 자신을 묘사했다. 다만 이 같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기회가 없었을 뿐이란다. 좋아하는 연기와 농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줄 기회가 생기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굳이 예능프로그램이나 다른 기회를 통해 부러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지 않으려는 건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면 관심이 없을뿐더러 장난 아니게 ‘깨는’(예상 밖)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하!”
하지만 그 ‘허당’의 매력은 이야기를 나누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주량을 묻자 “국가적으로 정식 기준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답하거나, 연애에 대한 민감한 질문에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힘들지 않겠냐”는 말을 주저 없이 내놓는 모습이 딱 그렇다.
● 이상윤
▲1981년 8월15일생 ▲2013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2007년 드라마 ‘에어시티’로 데뷔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인생은 아름다워’ ‘즐거운 나의 집’ ‘짝패’ ‘불의 여신 정이’ ‘라이어 게임’ ‘두 번째 스무살’ 등 주연 ▲영화 ‘산타바바라’ ‘날, 보러와요’ 주연 ▲제36회 한국방송대상 개인상부문 신인탤런트상, 2010년 MBC 연기대상 남자신인상(사랑해 울지마) ▲2012년 KBS 연기대상 베스트 커플상(내딸 서영이) ▲2016년 KBS 연기대상 미니시리즈부문 남자 우수상, 베스트 커플상(공항 가는 길)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