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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사석에서 ‘소녀상 소환조치’ 비판한 부산 총영사 경질

입력 | 2017-06-01 16:02:00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동아일보 DB


일본 정부가 부산소녀상 문제로 자신을 소환한 것에 대해 사석에서 불만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를 경질했다.

외무성은 1일 부산 총영사를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尙史) 두바이 총영사로 교체하고 모리모토 총영사에게는 귀국명령을 내렸다. 모리모토는 40일 이내에 귀국한 뒤 다음 보직을 받는다. 총영사의 임기는 통상 2~3년으로 지난해 6월 부임한 모리모토가 1년만에 갑작스럽게 교체된 것은 이례적이다. 산케이신문은 모리모토가 자신에 대한 정부의 소환 방침을 비판해 사실상 경질됐다고 해설했다.

일본 정부는 1월 9일 부산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모리모토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를 귀국조치한 뒤 85일간 돌려보내지 않았다. 이 기간 모리모토가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대사들을 소환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관저의 판단을 비판했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 2월 9일자는 사석에서의 발언이 총리 관저의 귀에 들어갔고 정부 고관이 “모리모토 씨는 대체 어느 나라 외교관이냐”며 불쾌감을 표했다며 대사들의 일시귀국이 장기화되는 데는 이 일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신문은 모리모토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 같은 행동이 한국 측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며 문제시했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부산총영사 교체 이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권의 대응에 대한 비판은) 잘 모른다. 통상 인사 아니냐”고 답했다. 1년만의 교체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에는 “과거에도 몇 번이나 전례가 있다”고 일축했다.

고시 출신이 아닌 모리모토는 외무성에 특채로 채용됐으며, 한국어 전공자로 알려져 있다. 미치가미 신임 부산 총영사는 고시 출신으로 한국어연수를 받은 뒤 주한 일본대사관의 총괄공사와 문화원장을 역임한 외무성 내 ‘코리아 스쿨’(한국 전문)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