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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방위상 “일본 의무 다했다…위안부 합의 재협상 불가” 쐐기

입력 | 2017-06-03 13:47:00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한일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인 것으로 일본은 합의 이행을 위한 역할과 의무를 다했다”며 재협상 불가 방침을 피력했다. 이 문제를 총괄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이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아니라 일본 국방을 담당하는 방위상 입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3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이나다 방위상은 “새로 출범한 한국 행정부가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줄곧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비롯한 과거사 문제 해결을 언급해온 만큼 새정부가 박근혜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대일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인 것이다. 이나다 방위상은 한국 정부가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듯 “위안부 문제는 한국의 이전 정부와 이미 해결된 것이다. 국가간에 약속으로 해결한 것으로 이제는 미래를 바라보고 노력해야 한다”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나다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잘 안되는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 새 정부가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시간이 전 정부와 달라졌다고 보나”라는 샹그릴라 대화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나왔다. 방위상이 위안부 합의 문제를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재협상론을 꺼내지 못하도록 일본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방위상 입까지 빌려 재협상 불가 방침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11일 취임 이후 첫 전화 통화를 하며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당시에도 아베 총리는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구축을 위한 기반으로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하는 등 한일관계의 험로가 예고된 바 있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