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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계단 차단… 정유라, 변호사 상담뒤 두문불출

입력 | 2017-06-05 03:00:00

주말내내 엄마소유 미승빌딩 머물러… 최순실 씨 면회-아들 귀국시킬 뜻 비쳐… “아버지와는 아직 연락 안해”
檢, 보강수사 거쳐 영장 재청구 검토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왼쪽 사진)가 구속영장 기각 직후인 3일 오전 변호인을 만나러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오른쪽 사진)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후 정 씨는 취재진을 피해 미승빌딩에 칩거했다. 채널A 캡처·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정유라 씨(21)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변호인 상담을 위해 한 차례 외출한 것 외에는 어머니 최순실 씨(61) 소유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서 주말 내내 두문불출했다.

정 씨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인 3일 오전 2시 20분경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을 빠져나와 미승빌딩으로 향했다. 미승빌딩은 최 씨 모녀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다. 이 건물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 씨의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법원에 추징보전을 청구해 매매 금지 조치가 취해진 상태다.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정 씨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이경재 변호사(68)의 사무실에 가기 위해 3일 오전 11시경 건물을 빠져나왔다. 정 씨는 이 변호사가 보내준 콜택시를 찾으러 5분가량 건물 주변을 빠른 걸음으로 둘러보는 동안, 주변에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적극 답변했다.

독일 부동산 구입 비용 출처를 묻자 정 씨는 “강원도 토지로 부킹을 하고(담보를 잡히고) 돈을 빌려서 산 것”이라고 답했다. 또 독일과 덴마크 체류 비용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준 돈을 그냥 써서 잘 모르겠다. (현금이 아니라) 신용카드를 썼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에 적시했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사 비리 관여 혐의에 대해서는 “아닌 건 아닌 것이라고 (법정에서) 확실하게 말했다”고 답했다. 또 정 씨는 본인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이화여대, 안 다닐 학교 다니면서 (입학 정원) 자리를 빼앗은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구치소에 있는 어머니 최 씨를 면회 갈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접견이 안 될 거 같아서 검사님께 여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와 연락을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허락이 된다면 물론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피고인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을 때 법원의 직권이나 검사의 청구로 접견이 제한될 수 있다. 최 씨는 피의자 신분이던 지난해 말에도 변호인을 제외한 모든 접견을 금지당한 바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최 씨에 대해 접견금지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정 씨는 이 밖에 아버지 정윤회 씨(62)와는 아직 연락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혔다. 또 덴마크에 남겨 두고 온 아들도 곧 귀국시킬 뜻을 내비쳤다.

이후 정 씨는 이 변호사 사무실에서 2시간 반가량 검찰 수사 대응책을 논의한 뒤 다시 미승빌딩으로 돌아갔다. 정 씨는 이후 4일까지 건물 밖으로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인 이 건물에서 정 씨는 6층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측은 정 씨가 머물고 있는 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정지시키고, 계단 출입구도 4층부터 잠가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

특수본은 정 씨에 대해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고심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정 농단 사건 추가 수사를 지시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최대 수혜자인 정 씨 수사를 이대로 마무리 짓기는 어렵다는 게 특수본의 분위기다.

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