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자하문고개서 개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현충시설 내에서 열린 고 정종수 경사 흉상 제막식에서 유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태극기가 그려진 흰 천을 잡아당겨 흉상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고 정종수 경사(1935∼1968)의 장남 정창한 씨(61)는 행사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나 흉상에 씌워진 흰 천을 잡아당겨 아버지 정 경사의 ‘모습’이 드러나자 울컥 입매가 일그러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5일 오전 종로구 청운동 자하문고개 현충시설에서 ‘1·21사태’ 때 북한 무장공비와 교전하다 숨진 정 경사를 추모하는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정 경사의 장남 정 씨를 비롯한 유족 8명과 김정훈 서울경찰청장, 김기현 대통령경호실 경비안전본부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흉상은 서울경찰청과 서울시재향경우회, 서울북부보훈지청이 함께 제작했다.
장남 정 씨는 “같은 일을 하다 순직했는데 (고 최 경무관과 달리) 동상도 없고 초라해 어릴 땐 창피했고 커서는 마음이 아팠다”며 “늦게나마 당당하게 기릴 수 있게 해주신 경찰 및 보훈처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경찰관들이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